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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관법·화평법 논란, 어디까지 왔나?

  • 2013.11.06(수) 16:12

유해물질 관리, 등록위한 비용 급증
정부, 하위법령서 개선안 마련중

유해물질 관리를 둘러싼 법률안을 놓고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특히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유해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을 둘러싼 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이들 법안은 올들어 주요 대기업 생산현장에서 화학물질 관련 사고들이 발생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정치권이 대안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제정됐다. 당초 법안의 목적은 불의의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법안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사안이 많다.

 

재계는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이들 법안의 시행일인 2015년1월1일 이전에 하위법령을 통해 기업들의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는 주장이고, 정부도 관련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 화관법·화평법, 왜 논란인가

 

화관법의 경우 업무상 과실로 유해화학물질사고가 발생하면 해당사업장 매출액의 최대 5%(단일사업장은 2.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청업체의 위반사항에 대해서도 원청업체가 책임져야 한다.

 

그나마 당초안보다 후퇴했다. 당초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법안은 매출액의 50%를 과징금으로 물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논의과정에서 10%로 조정됐고, 다시 5%까지 낮아졌다. 법 심사과정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실에서조차 "다른 법률과 비교할때 너무 과중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과징금 비율이 하향됐지만 이를 현실에 대입하면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하다. 연매출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기업들의 경우 자칫 수백억원대의 과징금을 내야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 법이 통과되자 "경영활동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매출액 5%이하 과징금은 과도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화평법은 새로운 화학물질을 제조하거나 수입·판매할 경우 정부에 보고·등록하고, 취급화학물질 정보도 정부에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조항은 1톤미만 소량물질과 연구용 화학물질도 등록하도록 한 점, 화학물질 양도자와 양수자, 제조 및 수입자 상호간에 화학물질의 명칭과 함량 등 정보제공을 의무화 한 점 등이다.

 

재계는 새로운 법이 시행되면 기업의 등록비용을 증가시키고, 신물질과 신제품 연구개발을 지연시켜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기술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업종의 경우 다양한 화학물질 적용을 위해 등록하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정부, 하위법령 고민중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화평법이 시행될 경우 8년간 최대 7조9196억원의 등록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부담이 대기업이 비해 크다는 지적도 내놨다. 화평법 도입에 따라 생산비가 증가할 경우 이는 결국 연관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경연은 "기업의 현실과 화평법 시행에 따른 국내 기반 등을 고려해 현행법 개정 및 하위법령 제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범부처공동지원단을 설립해 국내 중소기업이 화평법을 원활하게 이행하고, 등록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한경연이 인용한 연구보고서의 경우 기초 데이터 오류와 법 제도의 틀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된 만큼 등록비용 추계치 등을 그대로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평법의 경우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열린 WTO 무역기술장벽 위원회에서 한국의 화평법을 특정무역현안(STC)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물질 관련 국내 규제가 강화되면서 한국에 진출한 자국기업에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화학물질 등록시 영업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일단 정부는 현재 논의중인 하위법에서 논란이 되는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국내 30대그룹 사장단 간담회에서 "기업 협의체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하위법에서 의견을 반영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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