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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급락..韓 증시 득실은?

  • 2013.05.24(금) 10:49

美·中 악재에 아베노믹스 균열 `랠리 기로`..한국, 엔저 제동 여부에 촉각

거침없이 질주하던 일본 증시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제조업지표 부진 등 악재가 잇따랐고 최근 과열에 대한 조정인식도 작용했지만 낙폭이 일거에 커지면서 아베노믹스에 치명적인 균열이 우려되고 있다.

 

그간 엔화 약세로 속앓이를 해온 우리로서는 일단 엔저가 주춤해질 것이란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혼재된 신호와 함께 일본 시장까지 급변할 경우 득될 것이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

 

◇ 日, 연준와 中 악재 값을 제대로 치르다

 

전날(23일)은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반에 만만치 않은 하루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이어 중국 제조업지표마저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는 등 악재가 쏟아졌고 일본 증시에도 하락 압력이 가해졌다.

 

여기에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되면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것도 부담을 줬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일본의 부양이 지속되면 달러-엔 환율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중국 지표 부진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높인 것이다.

 

문제는 일본 증시의 하락세가 너무 가팔랐다는 점이다. 7%선의 하락폭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일중변동성 역시 10%를 넘어서며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네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용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 경우 중장기 저점을 형성하거나 고점에서 하락반전한 시점이었는데 현재는 후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일중변동성 추이

 

◇ 금리상승이 주된 하락압력..아베노믹스 근간 위협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크게 내린 데는 지표 부진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엔화 값이 오른 영향도 있지만 금리 급등한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1년만에 처음으로 1%이상 강해지면서 아베노믹스의 최대 부작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디플레이션으로 계속 고통받는 상황에서 차입비용이 크게 늘어날 경우 엔저와 별개로 역풍이 될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투자는 일본은행(BOJ) 추정에 따르면 장기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3조6000억엔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채 10년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일본 정부의 이자비용은 7700억엔씩 증가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상승뿐 아니라 최근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무역적자 확대도 아베노믹스 지속 여부에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공격적인 부양으로 국내 자금이 해외자산 투자를 위해 빠져나갈 것으로 봤지만 국내 거주자의 해외 채권 순매수는 3주만에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

 

◇ 韓 엔저 완화에 숨통 트이나..글로벌 재료 조합 만만치 않아

 

엔화가치 반등에 따른 일본 증시 급락은 일단 한국에겐 기회로 보인다. BOJ가 긴급유동성 지원을 통해 금리 제어에 나설 경우 엔저에도 속도조절이 이뤄질 수 있다.

 

이는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 모멘텀이 크게 상실됐기 때문에 당장 이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자동차업종 등의 수혜가 점쳐지는 이유다. 또 일본 증시가 더 하락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입장에서도 한국 증시 매력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증권은 일본 정책 모멘텀 의지에 의구심이 커진다면 한국 증시의 상대적인 괴리도 축소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의 금리 상승 속도가 영향을 줄 수 있다. 완만하게 상승할 경우엔 한국이 재조명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지만 속도가 계속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일본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구조적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기적으로 엔화약세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달러-엔 100엔선이 깨질 순 있지만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것 같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일본 증시의 하락은 아베노믹스의 여러 부작용 우려와 지속된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자리잡고 있다"며 "중국과 미국 이슈가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급락"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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