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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떠난 인천공항 면세점…매출 1조 행방은

  • 2018.04.16(월) 16:36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공고…입찰 경쟁 시작
사업권 통합 및 임대료 인하…가격·페널티 변수

인천공항공사가 제1 여객터미널 면세점의 사업권 공고를 내면서 입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에 입찰한 사업권의 연간 매출은 1조원에 달해 결과에 따라 국내 면세점 순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면세점 사업자들이 입찰가를 얼마로 써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다. 인천공항공사가 이번에 임대료 최소보장액을 30~50% 낮춘 만큼 사업자들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긴 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타격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 눈치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과거 공항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다 중도 해지한 경력이 있으면 감점을 주기로 했다는 점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감점'의 강도에 따라 롯데와 신라와 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 사업자들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어서다.


◇ '입찰 흥행' 공들인 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공사는 제1 여객터미널(이하 T1) 출국장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번에 입찰에 부친 사업권은 롯데면세점이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반납하기로 한 T1 내 총 3개 사업권이 해당한다.

인천공항공사는 롯데면세점이 반납한 3개 사업권을 2개로 묶었다. DF1(향수, 화장품)과 DF8(탑승동 전 품목)을 묶어 하나의 사업권으로 내놨고, DF5(피혁, 패션)의 경우 그대로 유지했다. 탑승동에 있어 구매율이 낮은 DF8 사업권을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은 DF1과 묶은 점이 특징이다.

최저 입찰금액을 낮춘 것도 눈에 띈다. DF1과 DF8을 합친 매장의 경우 기존 사업자 선정 당시보다 30%가량 낮은 1600억원 가량으로 정했다. DF5는 50%가량 인하한 406억원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사업 기간을 5년으로 정한 것도 특징이다. 롯데가 반납한 사업권의 남은 기간은 2년이었는데 이를 조정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밖에 2개 사업권을 한 업체가 중복 낙찰받을 수 있게 하고, 입찰 자격도 일부 완화하는 등 입찰 흥행을 위해 각별히 신경 쓴 모양새다.


◇ 중도 해지 업체 '감점'…롯데·신세계 '촉각'

면세점 사업자들은 분주해졌다. 일단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경우 입점 자체만으로도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상징성이 있어 매력적이다. 여기에 더해 2개 사업권을 합한 연간 매출이 1조원에 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 2, 3위권으로 이번 입찰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는 신라와 신세계 면세점이 사업권을 따낼 경우 업계 순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우선 관건은 어느 사업자가 얼마나 써내느냐다. 인천공항공사가 정한 최저 입찰금액이 기존 대비 30~50% 낮아진 만큼 사업자들의 주머니 사정에도 어느 정도 여유는 생겼다. 그러나 중국 사드 보복으로 인한 타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예전처럼 무작정 높은 가격을 써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면서도 "2015~2016년 면세점 대전과 사드 여파 등에 따른 영업 환경 악화를 경험하면서 무리한 임대료를 베팅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주요 사업자들이 눈치싸움을 하다가 가격을 비슷하게 써낼 경우 인천공항공사가 새로 도입한 '페널티'가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공사는 이번에 사업 수행의 신뢰성 평가 기준으로 출국장 면세점 운영 시 계약 기간 만기를 채운 경우는 '만점'을 주고, 계약 기간 중 중도 해지 사례가 있으면 감점을 주기로 했다. 이 경우 일단 이번에 사업권을 반납한 롯데면세점이 감점을 받게 된다. 또 주요 후보자로 거론되는 신세계면세점 역시 지난 2015년 김해공항에서 철수한 경력이 있어 감점을 받는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사업권을 반납했던 업체가 불리하긴 하다"며 "다만 감점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질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어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 사업설명회가 열리는데, 여기서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그때부터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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