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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애플 추월한 中 화웨이, 삼성도 위태

  • 2018.08.01(수) 11:14

화웨이, 2Q 선적 전년비 41%↑ '세계 2위'
中제조사 맹렬한 성장, 삼성-LG만 뒷걸음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스마트폰 사업 부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은 것이 '시장 경쟁의 격화'였다. 글로벌 시장 볼륨이 줄어든 가운데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과 성능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면서 사업 환경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엄살이 아니었다. 실제로 올 2분기 화웨이를 비롯한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이 시장 판도를 뒤흔들 정도의 맹렬한 기세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시장조사업체 IHS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나란히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선적량에서 중국 화웨이는 애플을 처음으로 추월하고 세계 2위 제조사로 부상했다. 선적(shipment)은 배에 물건을 싣는다는 의미로 제조사 출하량이며 실제 매장 판매량과 다른 개념이다.
 
IHS에 따르면 화웨이의 2분기 선적량은 전년동기(3850만대)보다 무려 41% 증가한 5420만대를 달성, 애플의 선적량(4130만대)를 1300만대나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같은 기간 0.7% 증가하는 수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화웨이(점유율 15.7%)는 애플(12%)을 처음으로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 제조사로 올라섰다. 
 


다른 중국 제조사들도 화웨이 못지 않게 불같이 일어나고 있다. 샤오미는 올 2분기 선적량이 전년동기(2320만대)보다 45.6% 증가한 3370만대를 달성하며 점유율 9.8%를 기록하며 애플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오포 또한 전년동기보다 9.3% 증가한 3190만대, 비보는 8.3% 늘어난 2830만대를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선적량 7080만대로 점유율 20.6%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성장세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올 2분기 선적량은 전년동기(7800만대)보다 800만대 가량 줄었다. LG전자 역시 전년동기보다 11.3% 줄어든 1120만대에 그치는 등 한국 제조사들만 역성장했다.


IHS는 "삼성전자는 선적량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2013년 2분기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SA도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체 선적량이 전년동기보다 3% 감소한 가운데 올해에는 보조금 감소와 새로운 하드웨어 디자인 혁신 부재로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중국과 인도 같은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경쟁사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의 급격한 성장세에 특히 주목했다. IHS는 화웨이 최신 플래그십폰이자 트리플 카메라를 최초로 탑재한 'P20 프로'가 경쟁자들을 제압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유럽과 아시아에서 화웨이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함에 따라 다양한 가격대 제품에서 삼성전자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SA도 "화웨이의 중형급 안드로이드 모델인 노바 2S와 노바3e가 아시아와 유럽 전역에서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전통의 강자 애플의 성장이 정체되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애플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각각 17% 증가한 532억달러, 126억달러로 시장 예상을 웃돌며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이 고가 단일 모델로 출시되고 있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인기가 여전하기 때문에 재무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선적량을 놓고 보면 아이폰도 조만간 한계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A는 "애플은 스마트폰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화웨이와 샤오미 같은 주요 중국 제조사에 비하면 훨씬 느리다"라며 "애플이 향후 판매량을 늘리고 싶다면 아이폰에 새로운 디자인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듀얼 유심카드나 폴더블폰 같은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애플과 달리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판매 부진의 여파가 컸다. 전날(31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무려 1조3900억원 감소한 2조6700억원에 그쳤다. 전분기(3조7700억원)에 비해서도 1조원 이상 빠진 금액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9의 데뷔일을 앞당기고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해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IM 부문 무선사업부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갤노트9는 전작보다 사용자가 꼭 필요한 기능 위주로 제품 가치를 향상시켰으며 합리적 가격으로 책정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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