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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살까]제주항공 vs 보잉

  • 2018.08.24(금) 11:22

제주항공, 국내 항공사중 펀더멘털 가장 견실
보잉, LCC성장 최대수혜…트럼프 효과도 톡톡

여행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의 중간입니다. 항공사들의 실적이 기대되는데요. 어떤 항공사들의 주가가 힘을 얻을지, 그에 따른 수혜주는 뭐가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최근 3년새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잇따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 상장 항공사는 모두 다섯 개가 됐습니다. 이들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약 5조7000억원. 10년 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총 3조7900억원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습니다.

LCC의 등장이 여행 수요를 자극했고 그 수요가 항공사 실적으로 이어져 산업 볼륨을 확대시켰다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LCC 가운데서도 명암은 갈리는데요. 다른 LCC와 달리 눈에 띄는 주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제주항공과 함께 LCC 성장 수혜주로 꼽히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제주항공, 진흙 속 진주될까

상장 항공사 수가 최근들어 증가했지만 이들 기업들의 내실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상장 항공사 대부분이 내부이슈로 골머리를 썩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도 힘을 못쓰는 가운데 마땅한 모멘텀도 없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오너 이슈와 기내식 공급 이슈가 터진 후 주가가 급락해 지금까지 이렇다 할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에어는 오너 이슈에 따른 특별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고요. 이달 1일 상장한 티웨이항공도 지지부진합니다.

그 가운데 다른 분위기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기업이 있습니다. 애경그룹 계열의 제주항공입니다. 제주항공 주가는 23일 종가기준으로 3만9350원. 작년 초 2만4100원를 기점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바닥에 멈춰있는 타사 움직임과는 분명 다릅니다.

등락이 계속되는 건 호재와 악재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으로 119억원을 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6.5% 감소했습니다. 제주항공은 기단을 현재 34대에서 올 말 40대까지 늘려나간다는 계획인데요. 항공기 대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료비 상승분을 티켓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등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당장 3분기만 하더라도 여름 휴가로 여객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음달엔 추석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항공기 구매 계획도 증가하는 여객 수요를 흡수하는 동력으로 작용해 주가는 더 힘을 받을 거란 분석입니다.

목표 주가는 증권사별로 상이하지만 대개 4만원 후반대에서 5만원 초반대입니다. NH투자증권은 "기재 도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여기에 비용 절감 노력도 동반되면서 경쟁사와의 이익창출력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LCC성장 파도탄 보잉

제주항공과 같이 덩치를 키우는 LCC들은 많습니다. 일본의 피치항공,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웃음짓는 기업은 사실 따로 있습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입니다.

해외 주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보잉이라는 이름을 한번 즈음 들어보셨을텐데요. 보잉은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입니다. 1916년 설립됐습니다. 항공기 제조에서 방산, 우주 사업에도 주력합니다. 66개국 내 직원만 17만명에 달합니다.

최대주주는 미국 자산운용사 캐피탈 그룹입니다. 지분 7.1%를 갖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뱅가드 그룹과 투자은행 에버코어가 지분을 각각 6.6%, 6.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어제(23일) 종가 기준 보잉의 주가는 349.15달러입니다. 1년 전 238.74달러와 비교해 46.4% 올랐습니다. 미국경제방송 CNBC가 보잉 실적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2008년 보잉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4100달러로 불어나 있을 것"이라고 할만큼 오름세가 가파릅니다. 특히 미·중간 무역마찰과 신흥국 증시 불안으로 주가 지수들의 등락이 가파른 가운데 보이는 모습이라 더 눈길이 갑니다.

이같은 지표는 보잉이 마주하고 있는 호재를 대변합니다. 보잉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103억달러(약 13조3160억원)를 냈습니다. 지난해와 견줘 56.8% 성장했습니다. 전 사업 분야가 고르게 실적을 냈지만 B737-800기로 대표되는 단일통로 중소형 항공기 수주가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주 확대가 실적 증가로 이어져 주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효과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촉매제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0%로 낮췄습니다. 데니스 뮬런버그 보잉 CEO는 지난해 말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절약한 세금으로 투자를 늘리고 생신 라인을 확충해 혁신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보잉이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향후 미국 정치 지형 변화로 인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보잉의 강력한 경쟁업체인 프랑스 에어버스와 벌이고 있는 외국 항공사 인수전에 따른 파장 효과도 눈여겨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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