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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옷벗은 윤재승 대웅 회장, 얼마나 자숙할까

  • 2018.09.05(수) 10:41

욕설 파문 윤재승 회장 벌써 두번째 경영 퇴진
형제 간 분쟁 가능성?…자숙 후 복귀에 '무게'

대웅그룹이 잇단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세 경영권 승계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정리되나 싶더니 이번엔 경영권을 물려받은 윤재승(사진) 전 회장이 폭언과 욕설 파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윤 전 회장에겐 벌써 두 번째 경영 퇴진이다.

 

대웅제약은 보톡스 균주를 훔친 혐의로 메디톡스와 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그 균주로 만든 보톡스 제품으로 캐나다 시장 진출에 성공했고, 미국과 유럽 진출도 추진하고 있어 소송에 패할 경우 신뢰도는 물론 경영 전반에 치명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윤재승 전 회장, 폭언·욕설로 경영 일선 퇴진

 

대웅제약 등 그룹을 이끌던 윤재승 전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욕설 녹음 파일이 보도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웅그룹은 윤 전 회장은 대웅제약과 지주사인 대웅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고 전승호, 윤재춘 공동대표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대웅제약은 지난 4일 '직원들이 주인 되는 회사'로 변화하겠다며 기업문화 혁신안을 내놓는 등 이미지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대웅제약의 혁신안엔 윤 전 회장의 욕설로 문제가 된 제왕적 조직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은 빠져 있어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웅제약이 당분간 정상적인 궤도에 오르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전 회장의 향후 거취나 오너가의 지배구조 변화 등에 대한 추측과 잡음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 검사 출신 재벌2세 제왕적 캐릭터 '터질 게 터졌다'

 

사실 윤 전 회장이 경영권을 잡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삼남인 윤 전 회장은 검사 출신이다. 지난 1995년 검찰을 떠나 대웅제약 부사장을 자리를 옮겨 부친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1997년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유력한 후계자로 주목받았지만 2009년 갑작스럽게 둘째 형인 윤재훈 당시 부사장에게 대표 자리를 넘겨주며 물러났다.

 

윤 전 회장이 다시 복귀한 건 지난 2012년이다. 윤재훈 전 대웅제약 대표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다시 기회를 얻었고 이후 지난 2014년 회장 자리에 오르며 2세 경영 체제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본인의 잘못으로 4년 만에 또다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지만 일단 윤 전 회장의 지배구도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윤 전 회장은 현재 대웅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웅의 최대주주로 지분 11.61%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2대 주주인 대웅재단을 비롯해 윤 전 회장의 개인회사인 디엔컴퍼니와 엠서클 보유 지분 등을 더하면 지배력이 확고한 편이다. 대웅재단 이사장은 윤 전 회장의 모친인 장봉애 씨며, 윤 전 회장만 형제 중 유일하게 재단 이사진에 이름을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일부 자리는 유지…비난 잦아들면 복귀?


윤영환 명예회장은 장남 윤재용과 차남 윤재훈, 삼남 윤재승, 딸 윤영 등 3남 1녀를 뒀다. 형 재용 씨와 장녀 윤영 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경영권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경쟁했던 윤재훈 전 대표의 경우 대웅의 지분 9.21%를 가지고 있었지만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된 후 이를 모두 팔았다.

 

문제는 윤 전 회장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윤 전 회장이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실제로 검사 출신 재벌 2세인 윤 전 회장의 폭언과 욕설은 일상이었으며, 대웅제약 전·현직 직원들과 제약업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건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윤 전 회장의 갑질을 형사처벌해야 한다거나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의 글들이 게시되기도 했다.

 

윤 전 회장은 모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진 사실이 아니다. 네이버의 비영리재단인 커넥트재단 이사장직과 알짜 계열사인 대웅바이오 사내이사직 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결국 비난 여론이 잦아들면 다시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당분간 대웅그룹의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웅제약은 보톡스 제품인 '나보타'가 캐나다에서 판매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도 가시권으로 들어오면서 해외진출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기다. 메디톡스와의 보톡스 균주 도용 소송 등도 당면 과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라고는 하지만 대형 M&A나 해외 진출 등에 대한 결정은 오너의 의지가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윤 전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하겠지만 원활하게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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