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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데'…CJ푸드빌의 고민

  • 2013.11.27(수) 11:47

올들어 450억 증자, 엔시티 합병 등 재무개선 안간힘
국내 규제로 성장 제한속 해외 계열사 지원부담 여전

CJ그룹 계열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CJ푸드빌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국내 규제를 피해 공격적으로 설립한 해외 계열사들에 여전히 발목이 잡히고 있다. 게다가 올들어서는 다시 적자가 생기고 있어 CJ푸드빌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최근 미국(CJ Bakery), 중국(CJ Beijing Bakery) 현지법인에 77억원의 채무보증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CJ푸드빌의 해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 잔액은 올들어서만 190억원 늘어 총 78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는 가뜩이나 벌이가 좋지 않은데 해외 계열사들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올들어 한창 재무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J푸드빌은 2000년 6월 CJ제일제당의 외식사업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외식·프랜차이즈 업체다. ‘빕스(VIPS)’, ‘차이나팩토리(China Factory)’, ‘씨푸드오션(SeaFood Ocean)’ 등의 외식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뚜레쥬르(Tous Les Jour)’, 투썸플레이스(Twosome Place)’ 등의 프랜차이즈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지주회사 CJ가 지분 96%를 소유하고 있고,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2.6%를 가지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85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함으로써 2008년 이후 연평균 11.5%(개별기준)의 매출성장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벌이가 신통치 않다. 외식시장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원가 부담마저 늘어나 최근 5년간 평균 매출액영업이익률은 0.6%에 머물렀다. 특히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121억원, 16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인해 2010년말부터 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해 지난해 말에 가서는 자본잠식비율이 44.6%(자본금 722억원, 자본총계 400억원)에 달했다.

게다가 해외 계열사들에 돈을 쏟아부었다. CJ푸드빌은 공격적인 해외점포 확장전략에 따라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9개 해외 계열사를 두고 있다. CJ푸드빌이 2011년 이후 2년간 해외 계열사들의 증자에 출자한 금액만 해도 460억원에 이른다. 하지난 해외 법인들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중국법인 53억원을 비롯해 지난해 9개사 중 7곳이 적자(총 134억원)를 기록했을 정도다.

벌이가 안좋은데 해외 계열사들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다 보니 CJ푸드빌의 재무안전성 또한 좋을 리가 없다. 소요자금을 상당액 외부에서 끌어다 쓴 탓에 2010년말 645억원 수준이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1350억원으로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이로인해 부채비율도 393%에서 892%로 증가했다.

이처럼 결손금 누적과 차입금 부담으로 인해 CJ푸드빌은 재무개선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CJ푸드빌은 일부 무상감자에 이어 지난 6월 CJ(438억원) 등으로부터 452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아울러 지난 4월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좋은 부동산 임대 및 음식점 업체 CJ엔씨티를 인수한 데 이어 내년 1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련의 행보가 단기간에 빛을 볼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최근 채무보증에서 보듯 적자 해외법인에 대한 지원은 계속되고 있고, 특히 영업실적 마저 다시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순이익이 9억원 흑자로 전환되며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들어서는 1~3분기 매출 681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순손실을 기록함으로써 다시 나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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