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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神話 무너지나?..GS건설 '어닝쇼크'

  • 2013.04.11(목) 11:42

믿었던 중동 현장에서 5000억넘는 손실..업계전반 확산 우려

▲GS건설이 건설 중인 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2단계 현장. 작년 초 리엑터 등 핵심기기 3기가 설치 완료됐다.(사진: GS건설)
"해외건설 덤핑 문제가 심각하다. 이 때문에 업계 전반의 손해가 막심하다."

 

작년 여름,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인에게 건설업계의 해외시장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를 털어놓았다. 이런 걱정은 건설 계열사 GS건설이 당면한 문제였고 이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4위인 GS건설은 지난 10일 5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8239억원, 영업손실은 5355억원을 나타냈다. 작년 4분기 적자 800억원의 6배를 넘는 규모다. 시장 예상치인 영업익 521억원 기대를 저버리는 어닝쇼크였다.

 

◇ 시장서도 "믿을 수 없는 어닝 쇼크"

 

GS건설은 공식적으로 이번 실적 악화의 주원인을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의 '부실 정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1분기 아랍에미리트(UAE) RRE(루와이스) 현장, 사우디아라비아 EVA 현장, 캐나다 블랙골드 현장 등에서 총 5500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다. 특히 UAE 현장은 원가율이 양호하다고 알려졌던 프로젝트였다.

 

부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GS건설은 영업손실이 상반기 6744억원, 하반기 1244억원 등 올해 총 798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에 가야 650억원 흑자로 돌아서고 하반기에 2327억원의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는 게 GS건설 측의 기대이자 목표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2011년 치열한 중동 수주 경쟁의 후유증이 실적 악화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적 개선은 지난해 이후 수주한 프로젝트들이 반영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1분기에 1조5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현재 2조2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상태"라며 "단기적으로 심각한 유동성 리스크가 제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 해외건설 신화 무너지나

▲작년 11월13일 해외건설협회와 한국플랜트정보기술협회가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2012 해외건설·플랜트의 날' 기념식에서 (왼쪽부터)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장, 이재균 국회의원, 주승용 국토해양위원장, 김황식 국무총리, 권도엽 국토해양부장관, 최재덕 해외건설협회장, 김석인 총리실사무차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4위 대형 건설사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국내 건설시장 악화의 활로를 해외에서 찾으려 했던 대형 건설사 전반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GS건설의 주가는 실적발표 이튿날인 11일 장 개시 직후 하한가로 추락했다. 순식간에 3700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전날 이 회사 시가총액은 2조5100억원이었다.

 

이 여파로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주가도 각각 10%, 9%, 7%대 급락하고 있으며 두산건설과 삼성물산도 각각 6% 가량 빠지고 있다. 조윤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부문 수익성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이 부실 덩어리일 수 있다는 의심이 커졌다는 얘기다. UAE 루와이스 지역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3000억원대의 프로젝트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SK건설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이는 건설사들이 수익과 리스크를 정교하게 따지지 않고 수주 확대경쟁에만 골몰한 결과다. 국토해양부가 연 700억달러의 해외수주 목표를 정해놓고 밀어부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실장은 "수주 규모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논란이 제기돼 왔던 현장 수익성에 대한 문제를 불식시켜야 해외 사업이 건설산업의 캐시카우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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