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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부은 돈 얼만데" 대우건설, 주가급락에 '멘붕'

  • 2013.12.17(화) 18:08

분식회계 혐의 회계감리..하루만에 주가 11% 급락
우리사주·적립식펀드 등 주가부양 캠페인 '물거품'

금융감독원이 지난 16일 대우건설에 대해 회계처리 기준 위반 혐의로 감리에 착수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4대강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건강상 이유로 사임한 서종욱 전 사장도 비자금 조성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이번 금감원의 감리 역시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대우건설이 공사 관련 회계처리를 적정하게 했는지 아닌지에 대한 확인 위주로 감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리는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에 대한 제보에 따른 것이다.

 

◇ "추석 상여금 털고 월급 쪼개 회사 주식 샀는데"

 

가장 큰 타격은 주식시장에서 나타났다.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인 17일 대우건설 주가는 전날 종가보다 870원, 11.14% 떨어진 6940원에 마감했다. 이는 박영식 사장이 취임한 지난 7월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 사장은 취임 후 강력한 주가 부양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대우건설은 지난 9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우리사주 청약을 실시, 3800여명의 임직원들로부터 250억원을 조성해 연말을 시한으로 주식 매입을 진행해 왔다.

 

또 지난 10월에는 KDB대우증권을 통해 내년 9월까지 1년 동안 자사 주식을 사는 적립식 금융상품인 '아이 러브 대우건설'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 박 사장 본인도 1만주를 매입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이 같은 회사의 캠페인에 호응해 9월에는 추석 상여금 100~200%를 들여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했고, 적립상품 가입자는 급여공제를 통해 매달 6만원에서 30만원까지 자사주 매입 상품에 넣어왔다.

 

◇ 최대주주 KDB 매입단가와도 점점 벌어져

 

대우건설의 주가는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캠페인 참여와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박 사장 취임 직전 6750원(7월10일)에서 지난 10월1일 9040원까지 올랐다.(종가 기준) 이후에도 대체로 8000원대 가격을 유지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다시 6000원대로 내려 앉았다.

 

▲ 최근 3개월 대우건설 주식가격 추이(자료: 네이버 금융, 최고최저가는 장중가격 기준)

 

주가 급락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도 낭패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산은이 100% 지분을 가진 'KDB밸류 제6호 사모펀드'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매각하려면 적어도 매입가격 이상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산은은 지난 7월 박 사장 취임 당시에도 임기 3년 동안 대우건설 주가를 매입단가인 1만5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건설의 한 직원은 "직원들끼리 농담반 진담반으로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더 사야한다는 얘기가 오간다"면서도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도 걱정이지만 회사가 잘못되지 않을까 하는 게 더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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