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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날은 가고..' 해체수순 들어간 STX그룹

  • 2013.05.03(금) 13:55

STX그룹이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한 회생을 모색중이고, STX팬오션은 산업은행이 인수를 검토중이다. STX건설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주회사격인 STX를 비롯해 STX중공업, STX엔진 역시 3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매각이 가능한 계열사들은 협상이 진행중이다. 창업 10여년만에 재계 13위까지 성장한 신화가 좌초되는 분위기다.

 

◇인수합병(M&A) 통해 성장

 

STX그룹은 지난 2000년 강덕수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인수한 쌍용중공업을 모태로, 급속하게 성장해 왔다.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고, 기업에서 나오는 수익을 바탕으로 이를 되갚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강덕수 회장은 2001년 디젤엔진 부품업체인 STX엔파코(현 STX메탈)를 설립했고, 같은 해 대동조선(현 STX조선)을 인수했다. 2002년 산업단지관리공단(현 STX에너지), 2004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등을 잇따라 품에 안으며 몸집을 불려왔다.

 

조선관련 기자재와 엔진, 해운물류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STX그룹은 2000년대 중반 세계 조선·해양업이 호황을 보이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2005년에는 STX건설을 설립했고, 2007년에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사인 아커야즈(현 STX유럽)를 인수해 국내외 업계를 놀라게 했다. 2008년에는 STX 중국 다롄 생산기지를 준공하며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이처럼 인수합병을 통해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온 STX그룹은 설립 10여년만에 재계순위 13위까지 도약했다. 과거 쌍용그룹에서 평사원으로 출발했던 강덕수 회장은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다.

 

 

 

◇금융위기 이후 업황 침체..결국 해체 위기

 

하지만 이같은 STX의 성장 공식은 금융위기가 발생하며 한계에 부딪혔다. 조선과 해운 업황이 장기침체에 들어가며 계열사들에서 나오는 수익으로는 더 이상 빌린 돈을 갚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다.

 

특히 조선·해양사업으로 수직계열화된 구조는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조선과 해운사업이 부진하자 관련사업을 하던 STX엔진과 중공업 등 다른 계열사들의 재무상태도 급격하게 나빠졌다. 호황기에 막대한 수익을 내주던 구조가 불황에 빠지자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실제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만 1조800억원에 달한다. (주)STX 4800억원, STX조선해양 4000억원, STX팬오션 2000억원 등이다.

 

결국 STX그룹은 국내외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을 시작한 상태다. 3일에는 STX와 STX중공업, STX엔진 등 3개사가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STX조선해양은 이미 채권단의 자율협약 아래 실사를 진행중이고, STX팬오션은 산업은행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STX다롄도 중국 정부와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STX에너지도 지분을 매각한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을 중심으로 회생방안을 마련중이다. 다만 매각이 가능한 계열사들은 모두 팔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화려했던 10여년간의 역사를 뒤로 하고 STX그룹은 사실상 해체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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