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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26>화인①아들에 가린 LS가 딸과 사위

  • 2014.01.14(화) 10:00

태·평·두 일가 사촌경영…딸·사위 경영배제 원칙
화인·태인·태은물류·스탭뱅크 다양한 스펙트럼

범LG가(家)는 ‘손(孫)’이 많은 집안이다. 구자경(89) LG 명예회장, 고(故)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 등 2세대만 하더라도 47명에 달한다. 5대(代)까지 뻗어 내려간 범LG의 가계도를 A4용지 한 장에 그려넣기는 어림도 없다. 이렇다보니 형제간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을 법 하지만 적어도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은 범LG가에는 통하지 않는다.

한 집안이 경영해도 분란이 끊이지 않는 대그룹을 구(具)-허(許)씨 두 집안이 3대까지 공동 경영하고, GS, LS, LIG 등으로 분리하면서도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없었다. 기업 문화의 밑바탕에 인화(人和)를 강조하는 유교적 가풍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힘이 범LG의 오늘을 있게 했다는 믿음은 일종의 신화처럼 굳었다.


◇깰 수 없는 방탄유리천장

유교적 가풍은 또 하나의 LG 특유의 경영 문화를 만들어냈다. 딸들의 ‘경영 불가’ 원칙이 그것이다. 엄격하게 아들만을 경영에 참여시키고 나아가 아들에게 경영권을 대물림했으며 딸은 철저하게 배제했다. 며느리도 예외일 수 없다. 심지어 대외활동에도 얼굴을 비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만큼 LG의 여인들은 ‘그림자’ 같은 삶을 살아왔다.

‘반자식’이라는 사위들도 범LG가와 무관하다. ‘사위가 그룹에서 맡을 일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딸의 머리 위에 ‘유리천장’이 있다면 사위에게는 ‘방탄유리천장’이 있는 셈이다. 딸과 더불어 사위가 처갓집에서 한자리씩 하고 있는 삼성, 현대차 등과 대조적이다.

고 구인회 LG 창업주를 비롯해 ‘회(會)’자 항렬의 ‘인·철·정·태·평·두’ LG 창업 6형제 중 ‘태·평·두’ 3형제가 2002년 4월 LG에서 분가하면서 태동한 LS도 다른 범LG와 다를 바 없다. LS가는 6명의 사위를 얻었지만 현재 그룹에서 일하는 사위는 한 명도 없다. 딸들의 경영 참여도 물론 없다.

2012년 11월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홍(67) LS그룹 회장에서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열(60) LS전선 회장으로 총수 자리가 넘어갔다는 게 색다를 뿐 아들을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고, ‘자(滋)’자 돌림의 사촌형제들이 주력 사업부문을 4개로 나눠 각각의 계열사들을 책임경영하고 있다.

◇오너 경영인으로 변신한 재력가

이에 따라 설령 ‘경영자 DNA’를 가졌다 하더라도 LS가의 딸과 사위는 본가의 빛에 가려 그다지 조명을 받지 않아왔던 게 사실이다. 보수적인 가풍이 강한 데다, 재벌가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집안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반인들 한테서는 다소 생소할지 모르지만, 나홀로 기업가의 길을 걸어온 LS 집안의 딸과 사위들의 삶을 찬찬히 되짚어보면 드라마틱한 면이 적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 LS가의 사위 이준범(73) 화인 회장, 이인정(69) 태인 회장, 김중민(58) 스탭뱅크 회장 등이 그 면면이다.
 
일가들은 또 다른 재벌가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가 있다. 주식 부호(富豪)라는 점이 그것이다. LG, GS와 마찬가지로 친족들이 본가 계열사 주식을 공동 소유하는 전통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기 때문이다. 잊을만 하면 수십 명의 LS 방계혈족들이 수천억, 수백억의 자산가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경영 활동에 관한 한 아들에 뒤지지 않는 딸들도 있다. 든든한 재력을 바탕으로 오너 경영인으로 변신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남편 주진규(1956~1999) 회장 별세 이후 푸른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혜원(55) 회장을 꼽을 수 있다. 구은정(53) 태은물류 대표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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