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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황금주파수' 전쟁... 이전투구 배경은

  • 2013.05.14(화) 00:00

1.8GHz 대역 할당 문제 놓고 신경전 치열

이른바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1.8GHz 대역의 주파수 할당 문제를 놓고 통신사들이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주파수는 통화 음질이나 데이터 속도 등을 좌우하는 것으로, 통신사의 가장 기본적이자 핵심적인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주파수 대역은 일종의 통신 서비스 도로라 할 수 있는데 누가 도로를 얼마만큼 확장해 사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업계 판도가 뒤집어 질 수 있다. 통신사들은 각자 원하는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상호 비방도 스스럼없이 하면서 물러서지 않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KT "재벌이 KT 몰아내려 한다"..노골적 적대감

 

포문을 연 곳은 KT이다. KT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겨냥, "재벌기업이 시장 독식을 위해 KT를 모바일 사업에서 몰아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KT는 "현재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상황 자체가 불공정하다"라며 "1.8GHz 인접대역까지 주파수 할당에서 배제된다면 KT는 '시장 퇴출'이라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쟁사들이 1.8GHz 인접대역 주파수 할당에 반대하는 것은 재벌의 시장독식을 위한 꼼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KT가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를 향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는 것은 이 두 회사가 한목소리로 자사의 신규 주파수 할당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4세대(4G) 이동통신 LTE 시대를 맞이해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통신사들은 주파수 운용에 빨간불이 켜켰다. 스마트폰을 통한 무선 인터넷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존 망이 벌써부터 붐비고 있는 것이다.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가 주파수 할당이 시급해졌다.

▲주파수 할당 구성도

주파수는 공공재이자 한정된 자원이므로 정부가 통신 사업자들에 경매를 통해 나눠준다. 정부는 크게 1.8GHz와 2.6GHz 두개 대역에서 총 140MHz 폭의 새로운 LTE 주파수를 오는 8월까지 통신사들에 분배할 예정이다. 문제는 1.8GHz 대역의 일부 구간이 누구에게 할당될 것인가이다.

 

이 대역의 일부 구간은 KT의 주력 주파수 대역과 딱붙어 있다. KT가 이 곳을 손에 넣으면 주파수 대역이 넓어져 지금보다 많은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전송하는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광대역이란 같은 주파수 대역을 두배로 넓혀 지금보다 2배 빠른 속도로 무선 인터넷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도로 차선에 해당하는 대역폭을 넓혀 더 많은 차들이 달릴 수 있게 만드는 이치다.

 

◇KT와 반 KT 진영간 싸움..정부 계획안 나올때까지 계속될 듯

 

KT는 자사가 보유한 주파수 환경이 경쟁사들 보다 불리하다는 점을 들어 1.8GHz 인접대역을 꼭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구간을 KT가 차지하면 불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다며 결사 반대하고 있다.

 

KT는 이날 자료를 통해 "만약 1.8GHz 인접대역을 할당 받지 못한다면 경쟁사가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릴 때 KT는 자전거를 타고 오라는 것과 같은 셈"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특혜 운운하며 인접대역 할당을 가로막는 것은 재벌기업이 KT를 모바일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주파수 고사(枯死) 전략"이라며 경쟁사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에 대해 SKT와 LG유플러스는 KT가 특혜를 바라고 있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반박 자료를 내고 "KT는 특혜에 의존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라"고 응수했다.

 

아울러 "KT는 LG유플러스에 비해 2~3배가 넘는 매출과 투자, 유선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지배적 사업자, 이동통신 시장에서 30%를 보유한 2위 사업자라는 기본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정부에게 특혜 부여를 압박하는 것은 경쟁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K텔레콤도 이날 출입 기자들을 모아놓고 주파수 할당 문제에 대해 설명하는 포럼 자리를 마련했다. 말이 포럼이지 사실은 KT가 유리한 대역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반박 논리를 대는 자리였다.

 

앞서 통신사들은 주파수 정책 담당 임원을 교체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짜는 등 여론전에 불을 붙인 상태다. 현재는 KT와 반 KT 진영간의 싸움이 벌어진 셈이다. 정부는 내달까지 새로운 주파수 할당 계획을 마련할 예정인데 이때까지 통신사들의 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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