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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피난처 연루된 '풍운아 김석기'

  • 2013.05.30(목) 00:00

뉴스타파 3차 명단 공개..과세당국 조사 확대 움직임

10여년 전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자취를 감췄던, 금융계 풍운아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이 조세피난처 탈세 의혹에 휩싸였다. 국세청과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당국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유명 기업인과 관련자를 상대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고 있어 김 전 사장에 대한 조사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뉴스타파는 30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22일과 27일에 이어 세번째로 발표된 명단에는 연극인 윤석화씨와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 전성용 경동대 총장이 포함됐다.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김 전 사장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딴 후 30대에 월가에 진출했으며, 한누리투자증권대표 취임 후 해임, 중앙종금 전격 인수, 검찰구속과 석방 등 끊임없는 이슈를 만들어낸 인물이다. 한때 삼성가 사위였다가 이혼 후 1994년 연극배우 윤석화씨와 재혼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있었다.

 

금융계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격랑 속에 '투자의 귀재'로 칭송 받았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교란시켰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는 과거에도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국내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날 공개된 뉴스타파 자료에 따르면 김 전 사장은 1990년부터 2005년까지 프리미어 코퍼레이션, 자토 인베스트먼트, PHK홀딩스 리미티드, 멀티-럭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 STV아시아,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 등 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했다.

 

특히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에는 배우자 윤석화씨를 비롯해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 앤비아이제트 대표가 주주 명단에 올라 있다.

 

과세당국이 이들을 상대로 역외탈세 조사에 나설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국세청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고, 29일에는 효성과 OCI에 대해 세무조사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소속 임원과 관계자들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으로 공개 명단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관세청과 금감원도 이미 명단이 공개된 12명에 대해 비자금 조성이나 불법 외환거래 혐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관계당국이 조세피난처 페이퍼 컴퍼니 설립자들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만큼, 그 범위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기업인들뿐만 아니라 금융인과 교육인까지 조세피난처에 연루되면서 이번 탈세 스캔들이 사회 전반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료: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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