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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28>태은물류①LS가의 화려한 정치혼맥

  • 2014.02.04(화) 11:00

과거 중진 김택수 前 의원 차남 김중민 스탭뱅크 회장
구두회 명예회장 맏사위…국민생명보험 ‘비운의 오너’

LS 구(具)씨 집안은 정치와 인연이 깊다. LS가(家)의 맏형 구태회(91) LS전선 명예회장은 익히 알려진대로 정치가로서 명망이 높았다. 이뿐만 아니다. 그의 동생 고 구두회(1928~2011) 전 예스코 명예회장은 유력 정치인 집안과 사돈을 맺었다. 그의 맏사위 김중민(57) 현 스탭뱅크 회장의 부친이 4선 의원을 지낸 고 김택수(1926~1983)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국회건설위원장, 공화당 원내총무,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과거 정계의 중진이다. 또 한국 스포츠계의 ‘큰 별’로 1971년부터 7년간 대한체육회장을 지냈고, 1977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피선돼 1983년 향년 57세의 나이로 타계할 때까지 6년간 IOC 위원으로 활동했다.

나아가 LS 집안은 멀게는 노태우(82) 전 대통령과 혼맥으로 연결돼 있다. 김중민 회장의 큰아버지 고 김한수(1922~1982) 한일합섬그룹 창업주의 5남 김중명씨가 노 전 대통령의 손위처남으로 14,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복동(1933~2000) 전 의원의 둘째사위다. 아울러 김 창업주의 첫째사위가 전두환 전 대통령때 11, 12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이재우 전 부국증권 회장이다.
 


그러나 김택수 전 의원의 4남2녀 중 둘째아들인 김중민 회장은 다른 형제자매가 그랬던 것처럼 정치권에는 일절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대신 그가 존재감을 드러냈던 곳은 금융계다. 이어 정보기술(IT), 서비스 분야로 활동 반경을 넓혀왔던 그는 그만큼 경영자로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생명보험 시장은 삼성, 교보, 대한 등 이른바 ‘빅3’와 제일, 흥국, 동아 등 6개사가 경쟁하는 비교적 단조로운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가 생보업 면허를 대거 내주면서 1987년 2개, 1988년 5개, 1989년 19개 등 생보사가 우수죽순으로 생겨났다. 생보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것이다.

1989년 국민생명보험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인물이 김중민 회장이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브라운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그에게 국민생명은 생애 첫 창업이었다.

 

그가 한때 주목받는 금융계 인사였다는 것은 가까운 친척이 현재 부국증권 대주주로 있다는 것과 오버랩되는 부분이다. 1997년 외환위기로 한일합섬그룹이 공중분해되기 전, 계열사이기도 했던 부국증권의 현 1대주주가 김한수 한일합섬그룹 창업주의 둘째아들 김중건(62) 회장이다. 김중민 회장에게는 사촌형이 된다.

출발은 좋은 듯 보였다. 재벌가 사위가 보험사를 차려 뛰어든 것만으로도 이슈를 불러오기에 충분했고, 국민생명은 전국 규모의 영업망을 가진 대신, 태평양, 한국, 한덕 등과 더불어 기존 생보시장의 판도를 흔들어 놓을 신흥 세력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국민생명은 창립 11년만에 간판을 내렸다. ‘빅3’의 아성은 두터웠고, 무엇보다 상황이 안좋았던 것은 생보사들의 난립으로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다. ‘황금알은 낳는 거위’로 인식돼 왔던 생보업은 당시 ‘본전도 못찾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시장 여건이 모든 신생사들에게 1960~1970년대와 같은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았던 것이다.

국민생명은 가뜩이나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은 마당에 갑작스레 찾아온 외환위기를 결국 비켜가지 못했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은 갈수록 떨어졌고, 국민생명은 1999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2000년 3월에 가서는 SK생명에 팔려나갔고, 같은 해 7월에는 한덕생명과 함께 SK생명에 흡수합병됐다. SK생명은 지금의 미래에셋생명이다.

국민생명의 최대주주였던 김중민 회장의 주식도 휴짓조각이 됐다. 국민생명을 창업해 이사, 상무를 거쳐 1996년 12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취임하며 경영의 전면에 등장했던 그의 금융계의 이력도 국민생명의 부실금융기관 지정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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