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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의 탄식 "고가폰 시장서 쓴맛 봤다"

  • 2014.02.11(화) 14:08

中서 고가폰으로 승부수..대참패
작년 적자전환..중저가폰으로 전환키로

대만 스마트폰 제조사 HTC가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악한 고가폰 시장에서 한걸음 물러나 중저가폰으로 사업 방향을 돌린다. HTC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의 원인을 '전략의 실수'로 인정하고 시장 접근법을 변경하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쉐홍 HTC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해 우리의 문제는 플래그십(주력) 상품에만 집중한 것"이라고 밝혔다.

왕 회장에 따르면 HTC는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시장에서 500달러 이상의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모델을 무려 21개나 내놓은 반면 150달러 이하 저가폰은 2종만 선보였다.

중국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자리잡은 고가폰 시장 이외에 샤오미와 화웨이 등 현지 제조사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저가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HTC 입장에선 고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꺾을 수 없다면 저가폰 중심으로 승부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에서 실패한 것이다.

 

 

결과는 대참패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HTC의 지난 2012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4%로 5위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6위로 하락했다. HTC의 추락은 곧바로 대만 스마트폰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왕 회장은 "HTC는 지난해 엄청난 물량의 보급형 시장을 놓쳤다"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HTC는 올해부터 스마트폰 시장 접근법을 달리 하기로 했다. 장치아린 HT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6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신흥시장과 선진국을 겨냥해 150~300달러의 중저가폰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150달러보다 더 낮은 가격의 저가 시장에는 진입하지 않을 계획이다. 화웨이나 샤오미 등이 이미 장악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HTC는 지난해 13억대만달러(4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HTC가 연간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HTC는 한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진영에서 삼성전자와 맞설 정도로 위상이 높았으나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들에 밀려 지금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에도 못 미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HTC는 지난해 3월 야심차게 주력 제품 '원(One)'을 내놓았으나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어나기만 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 개척에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은 것도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HTC는 지난 2008년 구글과 손잡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견본 제품을 내놓으면서 '세계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이란 타이틀을 거머줬다. 한때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급성장한 삼성전자에 밀리면서 점유율이 떨어졌고 지난해부터는 레노버와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에 따라잡히면서 급격히 추락했다.

 

HTC의 향후 사업 전망은 어두워 보인다. 장 CFO는 "올해 1분기 2.1~2.6 대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다만 "조만간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웨어러블 PC(입는 컴퓨터) 신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일부 스마트폰 제품은 생산을 외부에 위탁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HTC는 지난 8일 특허분쟁을 치르고 있는 노키아와 화해하기로 합의하고 실적 회복에 전력을 쏟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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