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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규제 2.반기업... 기업들 해외로 떠난다

  • 2013.06.04(화) 11:11

전경련이 정부의 과도한 기업규제와 반기업 정서 확산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하지만 전경련의 이같은 ‘엄살’ 보고서는 경제민주화 입법을 막기 위한 여론전 성격이 강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최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경제 엑소더스’ 가능성이 크다며 7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정책적 측면에서 ①글로벌 법인세 인하경쟁 속에서 한국만 증세로 방향을 틀고 있고 ②과도한 기업규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③하도급법 개정으로 납품단가 조정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들었다. 경제적 측면으로는 ④엔화가치 하락과 ⑤과다한 생산요소 비용을 꼽았다. 사회적 측면으로는 ⑥노사관계가 경직돼 있고 ⑦반기업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전경련은 엑소더스 현상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국내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236억3000만달러인데 반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50억달러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이 같은 엑소더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경련의 이 같은 주장은 국회의 경제민주화 입법에 제동을 걸기 위한 여론전 성격이 짙다. 지난 4월 초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들이 속속 유턴하고 있다는 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18개사였던 유턴기업은 올들어 3월말까지 10개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유턴한 이유는 ▲중국과 인건비 격차가 줄어들고 ▲기술 유출이 우려되며 ▲국내가 숙련된 근로자를 구하기 쉽다는 점을 꼽았다.

다음은 전경련이 제시한 ‘경제 엑소더스’ 7가지 근거

① 역주행하는 증세 논의
OECD 평균 법인세율이 1990년 38.1%에서 25.4%로 12.7% 포인트 인하된 가운데 미국은 현재 35%에서 28%로, 영국은 24%에서 22%로 추가 인하할 예정이다. 또 스웨덴은 26.3%에서 22%로, 덴마크는 25%에서 22%로, 핀란드는 24.5%에서 20%로 내릴 방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비과세 및 감면 대상의 일몰도래시 폐지한다는 입장이며 정치권에서는 법인세율 인상을 골자로 한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 한 상태다. (민주당안 22%→25%)

② 과도한 기업규제
WEF(세계경제포럼)가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정부규제 부담 및 규제개선 효율성은 142개국 중 각각 114위, 96위에 불과한다. 전경련이 작년 7월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기업 164개사 중 국내 유턴을 고려하는 기업은 단 1곳에 불과했으며 유턴 촉진과제로 ‘각종 규제해소’(47.6%)를 가장 많이 지적했다. 

③ 납품단가 조정 어려움
하도급법 개정으로 시장가격 변동 등 단가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납품단가를 인하하면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된다. 기업들은 단가인하 조정이 사실상 금지됨에 따라 부품공급선을 외국 기업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미국내 32인치 LCD TV 가격은 2005년 1566달러에서 2011년 319달러로 79.6% 하락했다. TV 부품원가 역시 동일 비율로 떨어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④ 엔저현상 지속
올해 5월 원/엔 평균 환율은 1100원으로 작년 평균 환율 1413원 대비 약 22.2% 하락했다. 전경련이 올해 3월중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평균 손익분기점 환율은 1185원으로 국내 산업은 이미 적자구조에 직면한 상황이다.

⑤ 높은 생산요소 비용
국내의 산업용지 가격은 ㎡당 59만원으로 중국의 2.1배, 베트남의 4.0배 수준이며 공업용수 가격은 톤당 820원으로 각각 2.2배, 2.0배에 달한다. 인건비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제조업의 시간당 근로자 보수는 18.9달러로 대만의 2.0배, 필리핀의 9.4배 수준이다.

⑥ 경직적 노사관계
WEF가 발표한 2012년 우리나라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는 총 144개국 중 73위며 노사간 협력 순위는 129위로 최하위권이다. 경직적 노사관계로 인해 우리나라 1000인당 근로손실일수는 30.2일로 독일 0.7일, 홍콩 0.1일 등 주요국보다 많다.

⑦ 반기업 정서 확산
국민들의 기업 호감도는 2010년 상반기 54.0점을 고점으로 지속 하락, 2012년 하반기 49.8로 4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대기업에 호감을 가지는 우리나라 국민 비율은 57.3%로 중국 82.6%, 일본 65.5%보다 낮다. 양극화 등 모든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기업 책임론이 대두되고, 이에 대한 징벌적 규제 법안이 쏟아짐에 따라 반기업 정서가 더욱 빠르게 확산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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