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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 죽쑤는 탓…속 타는 범현대

  • 2014.03.10(월) 11:46

KCC, 2012년 1월 500억 출자…주식가치 반토막
현대종합금속, 26억 손실 보고 오너에 지분 넘겨

정몽원 회장의 한라(옛 한라건설)가 죽을 쑤면서 KCC 등 범현대가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출자했지만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라는 지난해 매출이 1조9990억원(연결기준)으로 2012년에 비해 1.5% 성장에 그쳤다. 또한 428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해 2년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게다가 이번 적자 규모는 전년(2390억원)에 비해 8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라의 ‘적자 쇼크’는  무엇보다 주택 부문의 사업 환경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게 주원인이다. 여기에 ▲영종하늘도시 등 사업장에 대한 공사매출채권 대손상각 ▲평택용죽 사업장 등에 대한 단기대여금 대손상각 ▲청라국제업무타운 손실처리 등이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라는 지난 7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의 ‘하이힐’ 복합쇼핑몰을 KTB자산운용 펀드에 329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에는 한라(500억원) 외에 현대백화점과 KCC가 각각 400억원씩 참여하고, 현대백화점은 쇼핑몰을 위탁·운영하게 된다.

한라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재무구조를 끌어올리기 위해 범현대가의 도움을 받는 셈이다. 현대에 뿌리를 둔 한라그룹은 ‘왕회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조카인 정몽원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의 부친이 정 창업주의 첫째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다.

범현대가로서는 한라에 대한 지원 사격을 계속하는 모양새지만, 공교롭게도 기존에 한라에 투자했던 범현대가의 손실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곳이 정 창업주 막내동생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오너로 있는 KCC다.

한라는 단기차입금(CP) 상환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2년 1월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KCC는 당시에도 500억원을 댔다. KCC가 현재 한라 지분 11.7%(370만주)를 가지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KCC의 한라 보유주식 가치는 반토막난 상태다. 한라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떨어지면서 주가도 계속 내리막길로 걷고 있는 탓이다. KCC의 출자가격이 1만3500원인데 반해 현재 한라의 주식 시세는 6500원(7일 종가)에 머물고 있다.

현대종합금속은 장내에서 한라 주식을 사들였다가 손실을 본 경우다. 이곳은 정 창업주의 둘째동생 고 정순영 전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석 회장이 경영하는 회사로 현대종합금속은 2010년 5~6월 55억원(주당 1만4170원)을 들여 한라 지분 1.2%(39만주)를 인수했다. 현대종합금속은 지난 3일 한라 소유 지분을 전량 오너인 정몽석 회장에게 매각했다. 처분한 뒤 손에 쥔 돈이 24억원(주당 6280원)으로 투자금의 절반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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