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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공포]⑤에어컨은 가라! 산바람으로 냉방

  • 2013.06.05(수) 14:21

KT·SKT, 절전 노하우를 사업모델로 연결

강원도 춘천 구봉산 자락에는 다랑이논을 연상시키는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은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짓고 있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이달 완공을 앞두고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인 NHN IDC는 자연통풍 원리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산바람을 IDC 서버실로 끌어들인 것이다.  

 

보통 IDC는 수많은 서버에서 24시간 내뿜는 열 때문에 서버가 쉽게 과열되거나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냉각을 위해선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IDC를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NHN이 강원도 춘천에 짓고 있는 IDC 조감도]

 

NHN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각을 모델로 삼아 '청정도시' 춘천에 IDC를 세우기로 했다. 가야산 중턱에 자리 잡은 장경각은 바람의 방향까지 고려해 지어져 자연통풍이 원활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IDC가 들어선 춘천 구봉산 자락은 수도권보다 연평균 기온이 2도가량 낮다.

 

원전 가동 중단으로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에너지 다이어트'에 돌입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NHN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전력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땜질식 처방이 아닌 ’자연통풍‘ 같은 근본적인 에너지 감축 전략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국내 세무회계 소프트웨어 1위 기업인 더존비즈온은 2년 전 강촌에 IDC를 세웠다. 이 회사 IDC는 이 지역의 서늘한 기후를 이용한 일명 ‘프리쿨링’으로 절전 운영된다. 회사측에 따르면 최장 6개월간 냉방 장치를 돌리지 않아도 자연 바람으로 서버 냉각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전력 소모 업종인 통신업계는 그동안 쌓아온 에너지 절감 기술을 총집결해 전력 운영에 접목하고 있다. KT는 '빌딩에너지관리 시스템(KT BEMS)'을 자체 개발해 지난해부터 용산 사옥에 적용, 13.7%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KT는 이 시스템을 선릉과 수원, 청진동 등 6개 사옥에도 도입했으며 모든 사옥에 적용할 경우 연간 3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을 아예 사업화하려는 노력도 있다. KT는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에 스마트그리드를 연계한 사업 모델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수도권 상업·업무용 빌딩에만 도입해도 전력수요량을 4450기가와트(GWh)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고리 원전 1호기를 대체할 정도다.

 

SK텔레콤은 빌딩 뿐만 아니라 공장용 에너지관리 시스템 개발하고 샘표와 코스모화학 등에 공급하고 있다. 기존 빌딩용 에너지관리 시스템과 다른 점은 각 사업체별 생산 공정을 분석해 해당 업무에 맞는 처방을 내린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간장 발효식품 전문기업인 샘표 공장에는 각 공정에 보일러가 많이 활용되는 것을 고려해 보일러의 공정별 온도나 압력, 가스량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맞춤형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는 식이다.

 

건물에 사용되는 형광등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해 전력 사용량을 줄인 경우도 있다. LG전자는 여의도 트윈타워를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빌딩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4개월에 걸쳐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총 전력 사용량을 이전보다 18.6% 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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