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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임은 내가" 정통 외환맨 김한조 행장의 개혁

  • 2014.03.21(금) 10:33

"영업력 회복 최우선 과제…직원들 강하게 키우겠다"
대주주인 하나금융에 대한 전향적 인식 변화도 주문

김한조 신임 외환은행장은 조용하고 차분했지만 단호했다. 사상 두 번째 내부 출신 은행장에 오른 그는 취임 일성으로 외환은행 재건을 내걸었다. 무너진 영업력과 해외 네트워크를 회복해 한국 최고 외국환 은행으로서 자부심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통 외환맨으로서 론스타에 이어 하나금융으로 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흐트러진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다잡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 “영업력 회복이 최우선”

김한조 행장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하고 제25대 외환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김 행장은 현재를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 상황으로 진단했다. 연간 1조 원에 달하던 순이익이 지방은행 수준으로 추락했고, 사업부제 도입과 함께 기업과 소매영업 역량을 두루 갖춘 직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우선 과제로는 영업력 회복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꼽았다. 김 행장은 “성장 기반을 구축해 영업력 회복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면서 “특히 대기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중소기업과 소호 고객의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비이자이익 확대와 함께 인력 및 점포의 효율적 관리와 IT시스템 개선 등을 통한 비용관리도 강조했다.

외환은행의 최고 강점으로 꼽히는 글로벌 역량 강화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인도 첸나이 지점과 러시아 현지법인을 비롯해 선진국과 신흥시장, 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시아 등 미래 성장시장을 아우르는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김한조 신임 외환은행장(왼쪽)이 취임식 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직원들 강하게 키우겠다”

은행장이자 맏선배로서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겠지만 필요하면 채찍도 마다치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외환위기 이후 론스타 체제를 거치는 과정에서 조직 전반은 물론 개개인의 경쟁력도 함께 무너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행장은 “직원들을 강하게 키우겠다”면서 “개개인의 역량을 최고로 높여 어떤 은행과 경쟁해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20년 이상 근무한 부점장급 이상 직원들이 후배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 간 갈등에 대해선 “충분히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진솔하게 머리를 맞대면 잘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나금융 가족이 된 지도 2년이 넘었다. 정서적으로 반대하는 분위기도 어느 정도 없어졌다”면서 대주주인 하나금융에 대한 전향적인 인식 변화도 기대했다.

김 행장은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던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자신의 집무실에 붙여 놓은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로 취임사를 마무리하면서 외환은행 재건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취임한 김 행장은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32년 동안 근무한 정통 외환맨이다. 가계 및 기업금융 부문을 두루 거치면서 은행 전반에 정통하고,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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