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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법인의 前官들]② 세무대는 살아있다

  • 2014.04.15(화) 08:54

고위직 제치고 CEO 활동…1기 출신 '대활약'
실무진도 대거 포진…업무능력·인맥 '막강'

2001년 세무대리 업계에는 두 가지가 사라졌다. 20년간 세무공무원을 양성하던 국립 세무대학이 폐교했고, 국세와 관세 경력 공무원에게 세무사·관세사 자격증을 자동으로 주던 특혜도 없어졌다.

 

그러나 13년이 흐른 2014년, 명맥은 꿋꿋이 이어져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세무대 출신들은 여전히 과세당국과 세무대리 현장 곳곳을 누비고 있고, 2001년 이전에 임용된 베테랑 세무공무원들은 세무사 자격증을 받고 있다.

 

세무법인을 이끄는 리더들도 세무대 출신과 '자동취득' 세무사들을 빼놓을 수 없다. 끈끈한 인맥과 실무능력, 경험을 두루 갖춘 세무대 졸업생들은 고위직 공무원의 틈에서도 여봐란듯이 세무법인 대표로 자리를 잡았다.

 

◇ 세무대 5000여명의 '맨파워'

 

세무대학은 1980년부터 2001년까지 5000여명의 세무공무원을 배출했고, 현재도 국세청이나 관세청, 기획재정부, 조세심판원 등에서 '중심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무대 졸업생들은 공직에서 물러나도 세무대리 업계에서 인기가 많다. 연매출 50억원 초과 세무법인 19곳 가운데 5곳(26%)의 대표가 세무대 출신이다.

 

공직자 취업제한 대상 가운데 세무법인세광의 강신성 대표와 세무법인이우 김창훈 대표는 각각 세무대 1기로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아세아세무법인 박병권 대표는 세무대 2기 출신이고, 이현세무법인 안만식 대표와 세무법인 신원 정재윤 대표도 세무대 졸업생이다.

 

세무대의 '큰 기둥'인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세무대 1기)은 최근 세무법인TnP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법무법인율촌에서 파트너로 근무하다가 세무법인택스세대를 설립한 김종봉 대표도 세무대 3기 출신이다.

 

◇ 실무를 지배하는 그들

 

세무대 출신의 영향력은 실무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실제 세무법인의 임원이나 실무진에는 세무대 졸업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현세무법인에는 안만식 대표를 포함해 세무대 출신 임원만 10명에 달한다. 세무법인세광과 세무법인이우에도 각각 10명과 8명의 세무대 출신 세무사가 근무하는 등 폭넓게 분포한다.

 

세무대 졸업생들은 과세당국에서 주로 세무조사나 세원관리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전직과 현직 사이의 선후배 관계도 끈끈하기 때문에 세무법인에서도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부에선 행정고시 출신의 고위공직자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무대 출신들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실무 능력이 워낙 뛰어나고, 똘똘 뭉친 인맥도 막강하다"며 "세무공무원뿐만 아니라 퇴직 후 세무사로 활동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 전설의 국립세무대학

 

1980년 4월 세무인력 양성을 위한 2년제 특수목적대학으로 설립해 20여년간 19회에 걸쳐 509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8급 세무·관세직으로 특별 채용돼 현재까지도 과세당국과 세무대리 업계를 누비고 있다.

 

2001년 2월 '작은 정부'를 위한 구조조정 목적으로 폐지됐는데, 당시 마지막 학장은 현재 경제부총리를 맡고 있는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경기도 수원시 파장동에 소재한 세무대학 캠퍼스는 현재 국세공무원교육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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