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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톡톡]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의 ‘축구 경영’

  • 2014.05.02(금) 16:00

축구도 기업도 ‘경기 흐름 꿰뚫어 보는 눈’ 중요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SK그룹 축구단인 제주 유나이티드 FC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축구마니아 기업인이다. 실제로 구 부회장은 학창 시절 축구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몇 년 전 그룹 사보에 자신의 어렸을 적 축구와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SK그룹 사보 2011년 8월호)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그는 지독하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그 시절, 그에게 배고픔은 일상이었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집 밖으로 나왔다. 뭐라도 해야 했다. 뱃속이 공허하다는 사실을 잠시라도 잊고 싶었다. 그는 길가에 널린 짚을 엮어 공을 만들었다.


끼니조차 걱정하는 처지에 운동화가 있을 리 만무했다. 맨발로 공을 찼다. 공은 그의 친구이자 배고픔을 잊게 하는 고마운 존재였다.


어쩌다 운 좋게 고무공이 생겼다. 뛸 듯이 기뻤다. 공을 찰 때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구 부회장은 “공을 차며 신나게 뛰놀다 보니 신동처럼 실력이 늘었다”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정식 축구 선수가 됐다. 뿌듯했다. 매일 공을 차며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었다.


그러나 또 다시 좌절이 찾아왔다. 그는 축구 선수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축구 선수를 뒷바라지하기에 그의 집은 턱없이 가난했다.


구 부회장은 “가난 때문에 축구를 시작했고, 또 가난 때문에 축구를 접어야 했지만 축구를 통해 체력의 한계까지 견뎌내는 인내와 극기를 배웠다”고 말했다.

 

축구에 대한 못 다한 사랑이 가슴에 남아서일까. 기업인 사이에서도 구 부회장의 축구 사랑은 유별나다. FC제주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구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철학 역시 축구로 풀어낸다.


그는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는 펠레다. 하지만 개인기나 스피드, 방향 전환 같은 능력은 펠레보다 잘하는 선수가 많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펠레가 어떻게 ‘축구의 황제’가 됐을까. 그는 “펠레가 경기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때그때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공을 패스하고 받는데 뛰어났다는 것이다.


구 부회장은 “기업을 운영할 때도 축구를 하듯 전체 국면을 읽어야 한다”며 “경쟁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 경영과 축구는 정확히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부산 출신인 구 부회장은 부산고와 서울대를 거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를 졸업했다. 이후 포스코, 엑손모빌을 거쳐 지난 2008년 SK에너지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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