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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造船 뜰까] ①침체탈출 기미 보인다

  • 2013.06.13(목) 07:51

새 배 발주량 증가세..체감은 아직 미미

지난 수년간 조선업황은 끝 모를 추락의 길을 걸어왔다. 가장 큰 원인은 유럽 재정위기다. 선박을 발주하는 대형 선주사들이 대거 유럽에 포진해있다 보니 유럽발 재정위기는 조선업황 침체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됐다.

이런 추세가 몇 년간 계속되자 조선업종은 이미 시장에서 잊혀진 존재가 됐다. 실제로 작년 한해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요 조선업체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2.31%에 그쳤다. 작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9.38%였던 것을 감안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그런데 최근 조선업에 좋은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조선업황 회복 여부의 바로미터인 상선업황이 개선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신조선(새 배) 누적 발주량이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신조선가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조선업종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 신조선 발주량·신조선가 ↑.."시그널이 좋다"

조선업황의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는 상선시장의 회복 여부다. 탱커, 벌커, 컨테이너 등 상선들의 발주량이 늘고 선박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조선업종에 있어 좋은 신호다.

실제로 지난 5월 전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1259만CGT(수정 환산톤수)로 전년동기대비 36.1% 증가했다. 또 지난 5월 전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113척 가운데 탱커, 벌커, 컨테이너선 등 주요 선종이 89척에 달하는 등 상선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조선가도 마찬가지다.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5월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 201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이 역시 전문가들이 조선업황의 회복을 점치는 근거다.


 


[출처 : 클락슨,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아직 세계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 이처럼 상선시장이 부활할 기미를 보이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섰던 각국의 통상정책이 바뀌고 있어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발주된 선박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내년 조기 인도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오는 2015년과 2016년에 필요한 선박의 경우 아직까지 많은 숫자가 발주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내년 말까지 실수요를 중심으로 하는 상선 발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선가 상승 등 상선업황 개선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전년대비 드릴십 발주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 조선업체들 "좋아지는 것 같은데..아직은"

전문가들의 이런 분석에 대해 조선업체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워낙 침체기가 길었기 때문이다.

 

조선업체들은 미약하나마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선박은 업종 특성상 발주 후 건조까지 시간이 걸린다. 발주 후 2년 가량을 기다려야 선박을 인도받을 수 있다. 선주사들의 입장에서는 요즘 선박을 발주하면 경기가 좀 더 나아지고 물동량이 지금보다 늘어날 2년 후쯤에 선박을 인도받을 수 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조선업황은 여전히 터널 속이다. 비록 업황이 예전 불황기에 비해서는 나아지고 있지만 실감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 모습.]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들어 5월말까지 수주금액(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총 115억달러다. 올해 수주목표 238억달러의 48%에 해당한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올해 수주목표인 130억달러의 37%인 48억달러 수주에 그쳤다.

과거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활황기에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의 경우, 상반기에 이미 한해 목표치를 수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에 비해 약 30%~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주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하반기까지 총력을 기울여야 할 판이다.

수주잔량도 부족하다. 현대중공업은 1.5년치를, 삼성중공업은 약 2년치를 확보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조선업체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수주잔량이 2년치 이상은 확보돼야한다. 현재 국내 대형 조선업체 중 수주잔량 2년을 넘게 채운 곳은 없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숫자들이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당장 체감할 만큼 다가오지는 않는다"면서 "컨테이너 시황은 좋아지고 있지만 벌커나 탱커 등은 아직 어렵다. 다만, 하반기나 내년부터는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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