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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3>신우인더 ①SK 맏사위의 靜中動

  • 2013.06.17(월) 15:00

고광천씨, 故 최종건 창업주 큰 딸 최정원씨의 남편
SK그룹 거쳐 1993년 신우인더스트리 세워 독자기반

SK그룹 일가(一家)의 혼맥은 연애결혼이 주(主)를 이룬다. 그만큼 창업주 2세들의 혼사는 정략이나 중매결혼이 손에 꼽을 정도다. ‘큰집’인 고(故) 최종건 창업주 일가도 학계부터 권력층, 고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형성하지만 정략적인 분위기는 없다.


최종건 전 회장의 큰 딸 최정원(58)씨는 고학래 전 사상계 고문의 아들인 고광천(63)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최정원씨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을 때인 1978년 부친이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면서 결혼식장에는 작은아버지 고 최종현 전 회장의 손을 잡고 들어갔다.


◇베일에 싸인 최신원 회장의 매제


부인인 최정원씨가 생전(生前)의 부친의 나이보다 10년 더 나이가 든 오랜 세월 동안 재벌가의 맏사위 고광천씨의 행보는 겉으로 조용하기만 했다. 다른 재벌가의 대다수 사위들과는 달리, 본가(本家)인 SK그룹 경영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다. 현재 일가가 소유한 SK그룹 계열사 지분만 보더라도 정원씨의 SK케미칼 0.2%가 전부다. 대외활동도 없고, 언론에 노출된 적도 거의 없어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정원씨의 내조 속에 일가들만의 삶의 기반을 나름 탄탄하게 일궈내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동흥빌딩에는 신우인더스트리가 입주해 있다. 아스타렌트카와 베스트종합써비스도 같은 건물을 사용한다. 얼핏 회사 이름만 보면 아무런 관련이 없듯 보이는 이들 업체들은 하나의 분명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주주가 같다는 것이다. 최신원(61) SKC 회장의 매제(妹弟)인 고광천 신우(信宇)인더스트리 회장이다.


고 회장은 유학파 출신이다. 미국 메사추세츠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국내에서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한 때 SK그룹에서 근무한 적은 있다. 하지만 선경(현 SK), 삼양통상 등에서 근무하면서 얻은 무역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1993년 1월 신우인더스트리를 설립,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사업 초기에는 옛 고합그룹 계열 고합물산의 타일카펫 전국 총판을 맡아 타일카펫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를 기반으로 2002년에는 빌딩관리와 시설경비(아스타아이비에스) 사업에 뛰어들었고, 보험대리점(베스트종합서비스) 사업에도 손을 댔다. 2004년에는 렌트카(아스타렌트카) 분야에도 진출했다.


◇4개 계열사 實權者


고 회장은 사업확장을 통해 현재 신우인더스트리를 비롯한 4개사의 실권(實權)을 쥐고 있다.  고 회장은 부인 최정원씨와 함께 계열사들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 고 회장 부부의 지분은 신우인더스트리 지분 60%, 아스타아이비에스 41%, 아스타렌트카 49%에 이른다. 베스트종합서비스는 고 회장 개인 지분이 60%나 된다. 계열사들의 지배기반인 동시에 재산증식의 ‘화수분’인 셈이다. 계열 경영은 신우인더스트리의 경우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챙기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도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계열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최정원씨의 내조 경영도 활발하다. 아스타렌트카의 감사 및 신우인더스트리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고 회장이 경영을 맡기고 있는 ‘믿을맨’으로는 임만규(56) 아스타아이비에스 사장과 김경수(50) 아스타렌트카 사장이 있다. 특히 모두 SK그룹 출신이라는 점에서 고 사장이 걸어온 동선(動線)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임 사장은 1982년부터 2002년까지 삼양통상, SK케미칼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2003년 12월 아스타아이비에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1년 2월 아스타렌트카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경수 사장 또한 SK케미칼 출신이다.


재벌가의 사위인 고 회장은 이렇듯 조용히 제 길을 가고 있는 듯 보인다. 길 중에도 곧고 너른 길을 가고 있다. 이 같은 길을 닦을 수 있었던 데는 본가인 SK그룹의 후원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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