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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안 거래소]②현장감 부족은 `발전 걸림돌`

  • 2013.06.18(화) 10:48

업계 `제대로 된 전문가` 선호..정부 몰이해도 불만
거래소 노조는 출신분야 큰 관심없고 도덕성에 방점

거래소 이사장 자리의 특성상 증권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사장을 결정하는 최종 열쇠도 주주인 증권업계가 쥐고 있다. 신임 거래소 이사장은 가뜩이나 형편이 녹록지 않은 증권업계를 잘 북돋우고 다독여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것이 거래소와 증권업계가 함께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전문성을 가장 중시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는 "선진 금융기법을 가진 국가들이 어떻게 해 나가는지를 봤으면 좋겠다"며 "업계출신이든, 전문가든 능력있고 혜안있는 분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 강세와 엇박자를 보인된 것과 맞물려 증권업계에서는 자신들 역시 소외된 것으로 느끼고 있다. 한국 증권산업 역시 각종 규제 강화로 인해 발전하기보다 퇴보했다는 평가다.

세계 경기 침체로 글로벌 시장 전반이 어려웠지만 국내 역시 지난해 파생상품시장은 상당한 침체를 맛봤다. 지난해 파생상품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54조6000억원으로 2011년보다 18%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코스피200선물과 코스피200옵션 등에서 거래대금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여기에는 2011년 하반기부터 옵션매수전용계좌 폐지나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 유동성공급자(LP) 호가 제한, 코스피200옵션 승수 인상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파생상품 규제 이후 기존 거래자들이 홍콩이나 싱가포르로 급격하게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증권업계가 타격을 받았다"며 "파생상품 시장이라면 어느정도는 거품이 있어야 하지만 약간의 거품조차 허용하지 않으려다보니 완전히 침체됐다" 토로했다.

여기에는 결국 정부 차원에서 증시나 증권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증권사 사장단들의 ELW 재판도 정부의 이해 부족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 검찰은 증권사들이 ELW 시장을 이용해 시세확장과 수익확대를 누렸다며 고발했지만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

유관기관 등에 관료출신이 있었지만 현장감 등이 부족해 방향을 잡지 못했다는 쓴소리도 있다. 증권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한 증권사 CEO는 "관료나 정계출신을 업계에서 비선호하는 이유는 시장을 다녀보고 업계사람을 만나고 해야 하는데 단지 `표`만 얻으려 하기 때문"이라며 "국제적인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일단 후보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거래소 노조의 경우 도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능력보다 도덕성이 가장 먼저 검증되야 할 것"이라며 "정계든, 관료든, 재계든, 학계든 출신을 구분하진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기존 거래소 이사장들 역시 누구보다 전문능력을 갖췄지만 도덕성이 문제가 됐다"며 "투자자의 이익을 대변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도덕상 자질을 들어 현재 유력 후보의 거래소 입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오히려 제3의 후보가 이사장이 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력 후보 대부분이 업계 출신이란 점에서 증권업계와 바라보는 곳이 다르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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