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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造船 뜰까]⑥조선업, 내년엔 빛본다

  • 2013.06.20(목) 10:22

상선발주 증가·선가 상승세.."내년 반등 조짐 보인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글로벌 조선업황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여기에 최근 몇년간 유럽 재정위기까지 가세하며 조선업은 더 이상 주목받는 업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업황 탓에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국내 조선업체들도 한계상황에 다다랐다. 중소형 조선소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고 그나마 규모를 유지하던 곳도 법정관리에 들어간 경우가 허다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조선업이 불황의 늪에 너무 오래 빠져있어 솔직히 전망을 내놓기가 두렵다"며 "최근 2~3년간 매년 연초에 '올해는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기대에 못미치고 허우적대기가 일쑤였다"고 토로했다.

◇ 상선 발주 증가세..조선업 부활 이끈다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전문가들은 최근 상선발주 증가와 함께 선박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하반기 해양설비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조선업황 부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중국과 한국 정부의 자국조선소 지원을 위한 선박금융 강화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상선의 경우 올들어 지난 14일까지 글로벌 발주량은 1470만CGT로 전년동기대비 36.8% 증가했다. 선종별로 컨테이너선 발주가 320만CGT로 전년동기대비 837.9%나 급증했다. 이외에도 MR탱커가 전년동기대비 43.7% 늘어난 140만CGT, 벌크선이 16.0% 증가한 440만CGT를 기록했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PC선(석화제품 운반선)의 실수요에 기반한 발주증가가 예상되며 하반기에는 컨테이너선과 LNG선 발주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르면 4분기 늦어도 내년에는 선가 상승

상선 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상선의 선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각 조선업체의 수주량이 선박 생산 능력보다 많아야 한다. 수주잔량이 넉넉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만 조선소의 도크가 모두 차 있어서 업체 입장에서는 발주된 물량을 선별적으로 수주할 수 있게 된다.

전세계 수주량이 선박 생산 능력보다 많았던 지난 2000년, 2003년~2008년에는 실제로 상선의 선가가 상승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늦어도 오는 2014년에는 선가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오는 4분기에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분기는 상선발주가 증가하기 시작한 작년 12월 이후 9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수주잔량이 어느 정도 채워지며 선별 수주가 진행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09년 이후 선박 발주 시장 침체로 조선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진행돼 공급 능력 감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 해양플랜트, 3분기는 '주춤' 4분기에 '반등'

해양플랜트 부문의 발주 증가도 조선업 부활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형 3사의 기존 주력 선종인 LNG선, 드릴십, 해양생산설비 등의 발주가 3분기에는 일시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LNG선과 드릴십은 지난 2011년 발주된 투기 물량이 아직 용선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삼성중공업이 로얄더치셸에서 수주한 FLNG 조감도. 전문가들은 하반기 FLNG 등 해양설비 발주가 늘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양생산설비 업황은 양호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발주가 올해 상반기에 집중돼 3분기에는 일시적인 공백기를 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비록 3분기에는 일시적인 공백이 있겠지만 4분기부터는 해양설비 부문도 본격적인 상승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부터는 드릴십들이 용선처를 확보하게 되고 옵션계약이 이뤄져 업황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의 적극적인 자원개발에 힘입어 FLNG(가스 생산설비) 등 해양설비에 대한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갈수록 '청신호'

전문가들은 상선 발주 증가와 선가 상승, 해양플랜트 수주 증가 등 최근의 시그널을 근거로 조선업의 부활을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대체로 그 시기는 오는 2014년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섰던 국제통상정책이 자유무역으로 전환되면서 컨테이너 물동량이 회복되고 있다"며 "해운시장의 초과 공급이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내년 글로벌 상선발주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대형 조선업체들은 지난 2010년부터 지속된 헤비테일(선수금은 작고 잔금 비중이 큰 계약 방식) 물량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면서 "헤비테일 방식이 스탠다드 방식으로 개선되면서 조선사들은 현금흐름 개선과 함께 차입금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해양플랜트 저가수주에 대한 불신이 사라지면서 수주 증가와 함께 주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하반기는 수주 증가와 현금흐름 개선이 이어지면서 주가에 더욱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형모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선 발주량이 작년에 바닥을 쳤고 올해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해양설비에 대한 발주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 하반기 말부터 이슈로 떠오를 FLNG 프로젝트 관련 발주 물량이 내년에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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