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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의 시련]④주민들 "걱정반 기대반"

  • 2014.07.18(금) 17:27

걱정 "타워동 근처로 이사 안 간다"
기대 "지역 명물 들어서 좋다"

“저층부 공사는 99.9% 완료됐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


지난 16일 오후, 잠실역 1번 출구를 빠져나오니 완전한 모습을 갖춘 롯데월드타워의 에비뉴엘동이 눈에 들어온다. 

 

캐주얼동 맞은편에는 사무용 건물인 롯데캐슬골드(잠실역 7,8번 출구)가 있고, 에비뉴엘동 정면으로는 잠실 롯데백화점이 있다. 백화점 옆 롯데월드에선 놀이기구를 즐기는 관광객 소리도 들린다. 이 곳은 말 그대로 '롯데타운'이다.

 

외관상으로 롯데월드타워 저층부 공사는 끝난 모습이다. 울타리 밖에서 봐도 건물 사이사이의 벤치와 조경, 지하주차장을 비롯한 각종 부대시설이 말끔히 단장돼 있다.

 

하지만 주변은 아직 어수선하다.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타워동 공사가 한창 진행 중(123층 중 75층까지 올라간 상태)이고, 행인이 다니는 보도블록은 여전히 정비 중이다. 공사 소음도 무시할 수 없다. 인근을 지나던 한 행인은 “여기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은데 공사로 인해 길이 좁아져 불편하다"며 "필요하긴 하지만 안전시설 등이 거추장스럽고, 소음 역시 불편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 롯데월드타워 저층부 공사는 끝났다. 하지만 타워동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주변은 아직 복잡하다. /이명근 기자 qwe123@

 

공사현장의 주 출입구도 복잡하다. 이 곳은 타워동과 캐주얼동 중간이라 인부들을 포함해 공사 관계자들의 이동이 많다. 저층부의 완공으로 처음보단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4000여명의 인부가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반면 인근 주민들의 왕래는 상대적으로 적어 공사 현장 분위기가 강하다.

 

현재 롯데월드타워는 안전과 교통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고 인근에 포트홀이 생기면서 지반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버스환승센터, 택시 정류장 등 교통 인프라 확충도 아직이다.

 

▲롯데월드타워 주변 보도는 안전을 위한 시설물이 설치됐고, 보도블록 등 여러 보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예전보다 통행로가 좁아진 상태다.

 

롯데월드타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롯데월드타워에서 10분 거리인 잠실 주공5단지에 사는 주부 박모(35세) 씨는 “아이들 키우면서 이 동네에 오래 살 생각이었는데 안전 문제로 인해 불안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학부형들 중에는 타워동 근처로는 이사가지 않겠다는 말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동네서 20년 이상 거주했다는 백모(59세) 씨는 “예전에 이 지역에서 건설관련 사업을 한 적이 있는데 지반이 고운 모래로 돼 있어 이를 퍼나른 기억이 있다”며 “롯데가 지반을 확인하고 공사에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불안감을 떨치기는 힘들다”고 우려했다.

 

안전 문제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주민도 있다. 석촌호수 주변을 산책 중이던 주민 이모(68세) 씨는 “뉴스를 통해 안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석촌호수 수위도 그렇고 주민들이 확연히 느낄 정도는 아니다”라며 “롯데월드타워가 지역 명물로 자리 잡으면 잠실 발전의 상징이 되므로 좋게 본다”고 말했다.

 

석촌호수 인근 빌라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32세) 씨는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는 하는데 주민들이 조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교통인데, 지금도 출·퇴근길이 전쟁인데 교통난이 더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안전과 교통문제가 주택시장에 주는 영향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재건축이 예정된 잠실 주공5단지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주민들이 안전문제나 교통난 등에 우려를 보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거래를 망설이진 않는다”며 “재건축 기대감에 거래가 늘어나는 등 시장 회복 기미가 있어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상가를 주로 거래하는 신천동의 M공인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계절적 요인으로 요즘은 거래가 뜸하다"며 "롯데월드타워가 이 지역 상권을 모두 흡수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주변 상권 역시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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