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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현대증권 `수년전부터 예고된 얄궂은 운명`

  • 2014.07.30(수) 10:00

[증권사 거버넌스 탐구]
모기업 현대상선 부진에 발목..매각진행중 지배구조 유동적

2000년대중반 현대증권은 인수합병(M&A) 루머의 단골메뉴였다. 당시 KB국민은행이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한 후 대형 증권사 인수 의지를 내비치자 현대증권이 곧바로 물망에 올랐다. 한동안 제널럴일렉트릭(GE)과 현대차그룹이 현대증권을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업계에 무성했다.

 

금융지주사에 속하지 않은 대형사이다보니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이다. 결국 모두 루머에 그쳤지만 당시부터 현대증권의 얄궂은 운명은 이미 시작된 듯 보인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 계열사이지만 현대그룹과 별개로 인식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증권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증권사 중 하나였고 프라임브로커 인가를 받을 정도로 대형사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현대그룹 계열사인 이유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여전히 시장지위가 우수하지만 해운서비스 위주의 현대그룹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매각 대상이 됐다. 계열사에 대한 재무지원 부담도 계속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정은 회장체제로 들어간 후 불안한 항해가 지속됐다. 대주주이자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운임지수 약세 등으로 금융위기 이후 흑자와 적자가 반복되고 있고 현대엘리베이터도 건설경기 침체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남북경제협력사업의 불확실성으로 현대아산도 적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그룹은 지난해 금융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고 현대증권 지분 매각이 포함됐다.

 

물론 계열사 발행 주식·채권 제한 규정이나 감독당국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지만 이들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현대증권보다 모두 낮은 것을 감안하면 계열위험 전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유사 시 최대주주로부터의 지원가능성은 다른 증권사대비 열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평 연구위원은 "대개 재계그룹 계열 증권사는 직원 퇴직연금 혜택 등 지원이 더 클 수 있지만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증권의 경우 최근 수익성 부진이 등급전망 하향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모기업인 현대상선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불안정성도 함께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매각의 경우 투자자 모집을 진행 중에 있으며 8월말 본입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증권업계 M&A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매각 작업이 적기에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현대증권은

 

1962년 국일증권으로 설립된 후 1986년부터 현대증권 사명을 쓰고 있다. 2014년 3월말 현재 100개 국내지점, 6개 영업소, 2개의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 대주주 및 경영진

 

지난해 6월말 현재 최대주주인 현대상선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29.7%로 현대그룹에 소속돼 있다. 현정은 이사회 의장 등 9인의 등기김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외이사는 총 5인으로 일정수준의 경영투명성 확보와 경영진 견제를 위한 이사회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대그룹의 주력사업인 운송서비스나 남북경제협력 사업 모두 급격히 위축되면서 다른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현대증권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가 금지돼 있고 상시적인 감독을 받고 있어 계열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윤경은 대표가 지난 2012년 대표이사로 임명돼 재직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2월 금융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3조30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고 현대증권 지분 역시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지분매각에 따른 경영권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아졌다. 나이스신평은 지난 6월 현대증권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감안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 사업 및 수익구조

 

광범위한 영업기반과 위탁매매 부문에서 우수한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수익구조상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은 수준에 속한다. 최근 3개월 평균을 기준으로 순영업수익에서 핵심이익인 순수탁수수료와 금융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90.2%에 달했다. 신규업무진출을 통해 수익기반 다변화를 노렸지만 쉽게 개선되지는 않고 있다.

 

우수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파생결합증권 및 자산종합관리계좌(CMA) 등 자산관리 부문에서 비교적 단기간 에 업계 상위에 올랐다. 2011년에는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인가 받았다. 지난해 6월말 현재 유동성 비율은 131.4%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지배구조 등급은 B+를 받았다.

 

 

 

◇ 지속가능 포인트

 

아직까지 다른 대형사에 비해서는 프라임브로커 업무 실적이 미미한 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업황 저하로 IB와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수익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수탁거래량 회복 가능성도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수익구조의 안전성 제고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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