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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의 3심(心)을 알아야 살아남는다

  • 2014.07.31(목) 08:31

강원국의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9)
본질에 답이 있다

본질은 의외로 단순하다. 셰익스피어도 그랬다지 않나. 간결이 지혜의 본질이라고. 그러나 본질을 파악하긴 쉽지 않다. 현혹하는 곁가지나 치장이 많기 때문이다. 겉으로 드러나지도 않는다. 절박한 인식을 갖고 봐야 보인다. 파묻히지 않고 떨어져서 봐야 보이는 게 본질이다.

본질은 힘이 있다. 복잡해 보이는 사람이나 사물의 정체를 보여준다. 문제가 무엇인지,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본질을 직시해야 하는 이유다.

회장의 본질적 속성, 즉 본성은 무엇일까?

첫째, 욕심이다.
금전욕이건 성취욕이건 간에 욕심이 많다. 오죽하면 3심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의심! 변심! 욕심!' 본인만이 아니다. 욕심 있는 직원도 좋아한다. 승진에서 누락했을 때 회장에게 편지를 써보라.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닐 것이다. 반면에, 설사 겸양의 뜻에서라도 욕심 없다는 것을 드러내선 안 된다. 

언젠가 회장이 그랬다.
“자네도 계열사 사장 한번 해야 하지 않겠나.”
“저는 그런 욕심 없는데요.”
그날 나는 내 무덤을 깊이 판 것이다.

둘째, 이익이다.
회장은 기업가다. 기업의 본질은 이익을 올려 지속하는 것이다. 사회공헌? 인간중심 경영? 착각하지 마라. 모두 껍데기에 불과하다. 기업의 본질이 양질의 재화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교과서에나 나오는 소리다. 회장 앞에서 그런 소리 하면 ‘귓방망이’ 맞는다.

셋째, 외로움이다.
회장 주변에 사람도 많은데 무슨 소리냐고? 군중 속의 고독이다. 그 많은 사람은 형식으로 존재한다. 외로움이란 본질을 달래주진 못한다. 부모님을 찾아뵙고 식사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배를 불리기 위한 것인가? 아닐 것이다. 본질은 다른 데 있다. 효도다. 회장에게 주변 사람은 배만 부르게 해줄 뿐이다. 그런 점에서 회장을 마냥 떠받들기만 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

글쓰기와 말하기도 본질에서 벗어나면 허당이다. 달을 보라고 하니 손가락을 보는 것이고, 신을 신고 가려운 발을 긁는 격이다. 그래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회사 조직은 그런 사람을 귀신 같이 가려낸다.

그렇다면 본질이란 무엇인가.

1. 현상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현상만 좇아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속에 숨은 본질을 찾아야 답이 나온다. 가장 많이 예로 드는 것이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이다. 엘리베이터 출시 초기에는 속도가 느려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이때 엘리베이터 안에 거울을 설치했더니 불만이 사그라졌다. 엘리베이터 속도는 현상일 뿐 본질은 좁은 공간에서의 지루함이었던 것이다.
글을 쓸 때 활용해보자. 현상을 나열하고, 그런 현상의 본질을 결론으로 들이대면 한편의 훌륭한 글이 된다. 나는 글을 쓸 때 그것의 현상과 본질을 따져 본다. 

2. 없어서는 안 될 것, 변하지 않는 것이다.
오래전 대우전자가 내세운 ‘탱크주의’의 핵심 기능이 그런 것이고, 요즘 현대자동차 광고에 나오는 런(run), 턴(turn), 스톱(stop), 프로텍트(protect)가 그것이다. 한 마디로 핵심이고 기본이다.

3. 본시 가지고 있는 본연의 모습 같은 것이다.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할 때 ‘다운’에 해당하는 것이 본질이다. 앞서 얘기한 욕심 있고 이익을 추구하며 외로운 것이 회장다운 모습이다.

4. 어떤 존재에 관해 ‘그 무엇’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 성질이다.
회사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업의 본질이 무엇인가’. 본질에 충실한 것이 오래 가고, 본질을 꿰뚫어야 살아남는다. 이건희 회장이 호텔업은 서비스업이 아니라 부동산업이라고 한 것은 본질을 꿰뚫은 것이다.

글을 쓸 때, 일을 할 때 본질부터 챙겨보자. 본질만 제대로 짚어도 낭패 보는 일은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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