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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夏鬪]②환율하락·수입차공세·노조파업 '3중고'

  • 2014.08.13(수) 18:14

하반기 원화강세 지속, 수입차 점유율 고공행진

'도약이냐 퇴보냐' 현대차는 지금 기로에 놓여있다.
 
현대차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지난 상반기에 환율 하락으로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그나마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 '신차 효과'에 힘입어 어렵게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수입차들의 공세가 거세다. 수입차 메이커들의 파상 공세는 현대차를 더욱 코너로 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 여전히 진행중인 '환율 리스크'
 
"안 좋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3분기가 중요하다. 3분기에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현대차의 부진은 장기화될 수 있다"
 
지난달 현대차의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만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2분기 현대차는 환율 하락 여파로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도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현대차 실적에 대해 당황해 했다.
 
판매량은 전년대비 늘었다. 2분기에는 전년대비 4.0%,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4.4% 증가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많이 팔았지만 수중에 남는 돈은 줄어든 것이다.
 
 
하반기도 녹록지 않다. 특히 환율은 하반기에도 현대차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연간 달러-원 평균 환율을 1050원으로 잡았지만 2분기 평균 환율은 1030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하반기 달러-원 평균 환율을 1020원으로 수정했다. 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았다. 이는 그만큼 하반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쇼크의 원인인 환율은 올해 하반기에도 현대차를 힘들게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원화 강세 기조가 조금은 누그러지겠지만 현대차의 실적이 눈에 띄게 회복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 수입차에 쫓기는 현대차 
 
수입차들의 파상 공세는 작년부터 현대차를 힘들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문제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에는 월 판매 1만5000대를 넘어서더니 지난 7월에는 1만8000대를 돌파했다.
 
수입차 판매는 이미 지난 상반기에 9만대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국내 수입차 판매는 2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현대차는 수입차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시장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현대차를 타던 고객들이 수입차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이는 현대차가 차지하고 있던 시장을 수입차에게 빼앗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실한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한 현대차에게는 당면한 위기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42.7%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5.4%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전년대비 0.52%포인트 상승한 12.4%를 나타냈다. 수입차의 점유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소비자 신뢰 잃어 
 
환율 리스크와 수입차 공세로 현대차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봉착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파업을 결의했다. 현대차에게 '노조 리스크'는 늘 있어왔다. 하지만 올해 파업 결의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은 현대차가 처한 상황이 다른 때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승승장구해왔던 해외 시장에서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국과 유럽 시장이 대표적이다.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는 늘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수요 증가에도 불구 경쟁 메이커들이 늘어난 파이를 더 많이 가져갔다는 의미다.
 
그나마 중국 시장의 판매 증가가 현대차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에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만큼 최소한 현 상황은 유지해줘야 한다. 그래야 경기 회복시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을 비축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노조의 파업 결의는 갈길 바쁜 현대차에게 가장 큰 악재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87년 노조 결성 이후 지금까지 총 405일간 파업했다. 생산 차질을 빚은 자동차 대수는 125만4649대, 액수로는 14조3955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노조가 파업하면 현대차는 하루에 355억원씩 손해를 보는 셈이다. 부품사 등에 미치는 여파까지 고려하면 피해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할 경우 부품업체들의 하루 손실액은 900억원에 달한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고스란히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다.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 소비자들은 돌아선다. 국내외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도 지금 현대차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서로 협력해도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힘든 마당에 발목을 잡으려고 하니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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