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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효자날개 '석유개발'

  • 2014.08.14(목) 11:31

7개 광구에서 하루 67억원어치 생산
최근 3년간 매년 영업익 5천억 넘어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무자원 산유국'이란 최종현 선대회장의 뜻에서 시작된 석유개발 사업이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안정된 수익을 창출하며 효자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또 올해부터는 셰일가스 개발사업에 진출해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셰일가스는 현재 확인된 채굴 가능 매장량만 1687억 TOE(Ton of Oil Equivalent)에 달해 오는 2030년부터는 세계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석유에 이어 2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탐사광구→생산광구, 노하우부터 차근차근

 

원유개발은 성공확률이 5% 수준에 불과해 사업성이 떨어진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런 리스크를 감안해 탐사광구의 경우 생산 가능성을 보고 글로벌 자원개발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한다. 첫 사업이었던 카리문 광구 개발 역시 소규모 지분 투자로 진행했다.

 

이후에는 생산광구의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원유 확보는 물론이고 광구 개발 사업에 대한 노하우, 시추 능력 등을 습득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생산광구 대부분은 지분 매입으로 확보한 것이다.

 

지속적인 광구 개발 사업 참여를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탐사광구 사업을 광범위하게 펼치고 있다. 탐사광구는 원유가 발견되지 않으면 투자비용을 모두 잃게 되지만 발견에 성공하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위험·고수익 사업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15개 탐사광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에는 총 3871억원을 투자해 미국 오클라호마에 위치한 그랜트·가필드 카운티(Grant/Garfield County) 생산광구 지분 75%, 텍사스 소재 크레인 카운티(Crane County) 생산광구 지분 50%를 사들였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가스의 15%는 셰일층에서 나온다.

 

과거 생산광구 투자와는 달리 처음으로 운영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통해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공법 등 셰일가스 시추기술을 습득해 셰일가스 개발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북미 지역에서 전통자원 생산광구는 이미 주인이 있거나 개발이 완료된 상태"라며 "새롭게 광구 개발이 진행되는 지역 대부분은 셰일가스여서 이 부분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SK이노베이션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7만1000배럴 수준이 됐다. 이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 기준으로 환산하면 66억6000여만원(달러당 1025원 기준)어치다.

 

 

◇ 꾸준한 이익창출로 효자역할 톡톡

 

SK이노베이션은 광구에서 생산되는 석유제품 수출 뿐 아니라 소유광구 매각을 통해서도 큰 돈을 벌었다. 지난 2011년 브라질 생산광구 BM-C-8과 석유발견에 성공한 탐사광구 BM-C-30, BM-C-32 광구를 덴마크의 머스크 오일에 24억달러(2조5000억여원)에 팔았다. 차익이 초기 투자금의 4배에 달했다. 이 돈은 영업외수익으로 분류, 당기순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와 함께 원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2011년 석유개발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5337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후에도 꾸준히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효자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에는 5285억원, 작년에는 5537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2170억원을 벌었다. 3분기부터는 이번에 지분을 인수한 미국 광구에서의 실적이 반영될 예정이어서 연간 5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기존 광구의 증산과 탐사를 지속하는 한편 신규 광구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지난 7월 미국 광구 개발 사업 현장을 찾은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셰일자원 개발을 계기로 전통자원과 비전통자원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히스토리

SK이노베이션의 첫 광구 개발 사업인 카리문 광구 개발은 실패작이었다. 탐사 결과 미미한 가스층을 발견하는데 그쳤기 때문. 1년 뒤인 1984년 2월, 북예멘 마리브 광구 개발권 지분을 인수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한 뒤 그해 7월 원유를 발견했고, 여기서 개발한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1996년 페루 8광구에서 원유의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1999년에는 베트남 15-1광구의 광권을 획득, 4년 동안의 탐사와 개발을 통해 2003년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2004년에는 해외 석유개발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R&I(Resource&International) 부문을 신설했다. 2007년에는 베트남 15-1/05 광구 등 3개 광구, 2008년에는 콜롬비아 CPE-5, SSJN-5, CPO-4 등 3개 광구 등 6개 광구에 신규로 참여했다. 2009년에도 5개 광구에 추가로 투자했다.

 

2010년에는 페루 LNG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페루 광구개발 사업은 최태원 SK회장이 17년 동안 3명의 페루 대통령을 6번이나 직접 만나는 노력 끝에 성사됐다. SK이노베이션은 페루의 카미시아 88광구와 56광구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끌어와 가공해 북미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하루 원유 생산량 7만1000배럴 중 74.6%인 5만3000배럴이 페루에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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