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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형 적자`..먼저 맞은 매가 낫다?

  • 2014.08.19(화) 11:31

증권사 전년비 호조 불구, 일부 분기 적자
판관비 감소 기대.."수익구조 여전히 불안" 지적도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지만 선방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나쁘지 않다. 일회성 비용인 퇴직금이 분기실적 희비를 갈랐다.

 

2분기 증권업계는 최경환 경제팀의 부양의지 덕분에 한숨을 돌렸고 주가도 오랜만에 비상했다. 3분기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때보다 높다. 2분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곳들도 반전을 노릴 전망이다. 다만 변함없이 변수는 증시 분위기로 지목된다. 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개선됐다기보다 여전히 업황에 기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증시 날자 증권사도 숨통 트여..구조조정에 적자 나기도

 

▲ 출처:신한금융투자

올해 들어 증권업종 지수는 24% 이상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증시 분위기에 민감한 증권주들은 어느 업종보다 높이 뛰어올랐다.

 

덕분에 2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주요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전년대비 500% 가까이 급증했다. 한국금융지주는 327%, 대우증권은 614%, 미래에셋증권은 631%에 달한다.

 

반면, 전년대비로는 부진했고, 적자전환한 곳들도 꽤 눈에 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대비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의 희비를 가른 것은 구조조정이었다. 2분기 중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면서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의 명예퇴직금 비용은 각각 465억원, 657억원, 344억원에 달한다.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은 대우증권,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등은 금리 하락과 증시 회복 효과를 고스란히 누렸다. 보유채권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품운용손익이 반영된 결과다. 대우증권의 경우 2분기 상품운용수익이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 매도 먼저 맞은 곳이 낫다?.. 구조조정 덕 판관비 감소 예상

 

증권사 전반의 실적 개선폭이 크지는 않았지만 명예퇴직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폭은 꽤 늘어난다. 앞서 적자전환했던 증권사들의 경우 일회성 비용 성격이 강한 만큼 판관비 감소 등으로 3분기 이후에는 턴어라운드가 점쳐지는 이유다. 우리투자증권은 3분기 중 100억원 가량의 판관비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동양증권은 판관비 절감 효과 등을 반영해 분기 적자에도 불구, 삼성증권의 목표가와 이익전망치를 상향했다. 삼성증권도 우리투자증권의 구조조정과 합병 후 시너지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목표주가를 높였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이었던 비용 절감을 추가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톱픽에서 제외했다.

 

최근 배당 활성화 정책에 이어 가격제한폭 확대 등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효과 여부를 떠나 정부가 증시를 부양하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증권사 전반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 여전히 업황 의존..구조조정도 지속


증권사들이 한숨을 돌린 것은 맞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2분기 실적 개선 구조를 들여다보면 브로커리지나 상품운용수익 등 업황에 의존하고 있는 경향이 아직도 큰 것을 알 수 있다.

 

주요 증권사들의 영업수익 가운데 상품운용수익은 크게 늘어난 반면,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관련 수수료 순익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고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변함 없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순이익이 전망치에 미달한 것은 2분기 영업환경이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탓"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박스권 상단에 대한 돌파가 이뤄지면서 하방경직성은 강해졌지만 추가적인 실적 개선에 대해서는 확신이 크지 않은 분위기다.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은 증시의 꾸준한 상승이 동반돼야 하는 만큼 여전히 유동적이고,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진 않으면서 상품운용수익도 크게 늘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가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의 관전포인트는 금리 움직임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인하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채권운용 수익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밖에 일부 증권사는 2분기에 구조조정이 일단락됐지만 희망퇴직 등이 진행 중인 곳들도 여전해 업계 전반적으로 관련 비용 발생이 지속될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3분기 중 퇴직금 누진제 폐지로 인한 위로금 지급이 반영될 예정이고, 현대증권도 희망퇴직 비용이 4분기 중 700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판관비 축소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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