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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회고록]⑤GM과의 합작 협상

  • 2014.08.22(금) 17:37

김우중 "합작협상 결렬된 적 없다" 주장

다음은 신장섭 싱가포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대화를 통해 구성한 저서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중 GM과의 합작협상 관련 부분 발췌.

 

신장섭

이헌재씨는 회고록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돌이켜보면 김우중 대우 회장은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전략적 제휴에 모든 걸 걸었던 것 같다. GM에 대우차 지분 절반을 팔아 약 7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려 했다. 그러면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불가능한 협상이었다. 대우의 오랜 협력·합작사였던 GM은 대우의 사정을 김회장 만큼 잘 꿰고 있었다. 게다가 시간이 자신들의 편이란 것도 알았다. 조건을 바꿔가며 질질 끌더니 1998년7월 협상을 깨고 만다" 이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우중
이헌재씨를 만나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물어보고 싶네요. 맞는 말이 없어요. 내가 여러 차례 만나서 설명했는데..합작은 우리가 제안한 게 아니라 GM이 제안했던 겁니다. 우리가 왜 GM과의 제휴에 모든 걸 겁니까?

 

신장섭
일반적으로는 대우가 금융위기로 유동성에서 어려움에 처하니까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GM에 합작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김우중
유동성과는 아무 관계없이 진행됐던 거예요. 우리는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오펠(OPEL) 사장 하던 휴스(당시 GM의 해외사업 총괄사장)가 (합작을 먼저)제안해 왔어요. 1997년5월경이니까 한국이 IMF체제에 들어가기 훨씬 전이었지요. 그 뒤 그쪽 실무팀이 여러차례 왔고 12월에 중국시장까지 관장하는 아시아태평양 본부장이 방문해 실무검토를 점검했어요. 1998년1월말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휴스와 만나 좋게 얘기가 됐지요. 거기서 스미스 GM회장과 직접 통화도 했고, 바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어요.

 

(중략)

 

신장섭
협상이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김우중
아주 잘 진행됐지요. 1998년4월에 휴스 사장이 한국에 와서 DJ를 직접 만났고, 5월에 세계 4개 지역 판매 책임자들을 데리고 한국에 왔어요. 그 팀이 군산공장에 가서 시승도 하고 팔릴 수 있는가도 보고 총체적으로 점검했어요. 우리 자동차와 시설을 보고 굉장히 감동했어요. 휴스가 박수치고 환호까지 했으니까요.

 

(중략)

 

그 후 GM이 더 적극적으로 나왔어요. 휴스가 '자본참여는 국내부터 하고 해외사업 협력은 국내외를 다 활용해서 하자'고 했어요. 해외사업장까지 실사를 다 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까 빨리 하자는 거지요. 우리는 그때대우치 국내지분 50%를 50억~70억불 정도에 팔고 공동경영하는 걸로 얘기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신장섭
그런데 왜 협상이 갑자기 결렬됩니까?

 

김우중
결렬된 적이 없어요.

 

신장섭
이헌재씨는 GM이 1998년7월에 협상을 깼다고 했는데요.

 

김우중
그때는 모든 게 잘 진행되고 있었어요. (중략) GM이 협상깬다고 우리에게 통보한 적이 없었고요. 이헌재씨가 그때는 그런 얘기를 한번도 꺼내지 않다가 회고록에서 뒤늦게 그렇게 말하는건 다른 의도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

 

신장섭
그게 무슨 얘기지요?

 

김우중
7월부터 정부가 대우를 겨냥한 유동성 규제에 들어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GM은 나중에 대우차를 인수해서 큰돈을 벌었어요. 대우 해체시킨 다음에 대우차를 거의 공짜로 넘겼는데, 그 잘못을 가리려고 하는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지요.

 

신장섭
GM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길래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겁니까?

 

김우중
GM이 대우차로 중국시장에서 크게 성공했다는 건 국내에서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GM이 중국에 제일 늦게 진출했지만 지금은 중국시장에서 1등이 되어 있어요. 거기서 많이 팔린 차들이 뷰익, 쉐보레예요. 그런데 그 차들이 사실은 대우 누비라, 마티즈, 라노스 모델에서 이름만 바꿔 단 거예요. 원래 예정대로 우리와 GM간 합작이 이뤄졌으면 중국시장을 우리가 함께 갖고 갈 수 있었던 겁니다. 나는 대우차 잘못 매각한 것만으로 한국이 210억불 이상 손해봤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신장섭
그러면 대우와 GM간 합작은 왜 늦어진 겁니까?

 

김우중
나는 둘중에 하나라고 봐요. 첫째는 대우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들이 많이 나오니까 GM이 상황을 좀 두고 보자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을 가능성이지요. 우리와 경제관료들간에 관계가 나쁘다는 건 그때 알만한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으니까요. 정부에서 우리 돈줄을 죄기도 시작했구요. 둘째는 정부관계자들이 GM사람들에게 안좋은 얘기들을 해서 협상을 방해했을 수도 있겠지요.

 

나는 경제관료들이 나를 제거하려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다고 믿고 있어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GM과 합작이 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지요. 유동성 규제를 할 때에도 대우만 겨냥한 조치를 내놓고, DJ에게 우리 부채상황 보고할때에도 '밀어내기 수출'이다, '외상매출'이다, 하며 수출금융 해주지 않은 잘못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웠지요. 나중에 삼성과 빅딜을 할때에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딜이 깨지도록 방해했어요.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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