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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초강수, 뚝심? 배경?

  • 2014.08.27(수) 16:33

주전산기 교체 주도한 장본인 3명 검찰 고발
'애매한 판정 정당성 확보 vs 든든한 배경' 관측
확실한 독자 노선 구축…갈등 재차 불거질 수도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주전산기 교체를 주도한 장본인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봉합 모드로 접어드는 듯했던 임영록 KB금융 회장과의 갈등이 재차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검찰 고발 카드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주전산기 교체 논란의 잘잘못을 확실하게 가리자'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평가와 함께 '임 회장의 눈치를 전혀 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따로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번 건으로 이 행장이 KB금융 내에서 임 회장과는 확실하게 선을 긋고, 독자노선을 표명했다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다.

 


◇ 주전산기 교체 장본인 검찰 고발

국민은행은 지난 25일 KB금융지주의 김재열 최고정보책임자(CIO)와 문윤호 IT기획부장 그리고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 등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근철 본부장은 전날 아예 해임했다.

지난 4월 이사회를 통과한 주전산기 교체 보고서를 만들면서 기존 IBM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교체할 경우 위험 요인을 고의로 빠뜨린 만큼 형법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게 국민은행의 입장이다.

검찰에 고발당한 3명은 이미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감봉’이란 중징계를 받았다. 그런데도 추가로 검찰에 고발 조치한 건 주전산기 교체 의혹을 분명하게 밝히겠다는 이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검찰 고발 초강수 꺼낸 배경은

이번 검찰 고발은 의외라는 평가가 많다. 금융권에선 금감원 제재와 함께 주전산기 교체 논란은 일단 수습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그동안 논란을 의식해 최소한 겉으로라도 화합을 위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런데도 이 행장이 임 회장을 압박할 수도 있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대략 두 가지로 풀이된다. 우선 스스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 행장은 금감원 제재 직후 주전산기 교체 장본인들이 모두 중징계를 받은 만큼 특별검사 요청의 정당성을 인정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선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모두 경징계를 받으면서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가리진 않았다. 그러자 사법 절차를 밟아서라도 잘잘못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 행장이 임 회장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강공카드를 꺼내자, 든든한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이번 주전산기 교체 논란을 거치면서 이 행장이 권력의 실세와 끈이 있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했다.

◇ 이건호 행장, 확실한 독자노선 표명

어찌 됐건 이번 건을 계기로 이 행장은 확실하게 독자노선을 표명했다. 앞으로 임 회장과의 관계 역시 상하가 아닌 대등관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행장은 금감원 제재 후 곧바로 국민은행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주전산기 교체에 찬성표를 던진 박지우 부행장을 유임시키면서 화합에 신경을 쓰긴 했지만, 속전속결 인사로 KB금융지주 측이 개입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당장은 아니지만 임 회장과의 갈등이 재차 폭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전산기 교체를 재논의하는 과정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행장은 임 회장과의 갈등설을 일축하고 있지만, 임 회장의 관할 하에 있는 지주회사 사람들을 검찰에 고발한 만큼 껄끄러운 관계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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