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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株가 간다"..증시 주도주 교체

  • 2014.08.29(금) 10:57

수출서 내수로 동력 전환..박스권 돌파 이끌지 주목
기대감에 실적 뒷받침 `탄력`..외국인 수급·환율도 유리

"증시 반등은 수출주 없이 안된다." 연초만해도 증시에서는 이런 시각이 팽배했다. 내수 역할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기대와 희망이 섞인` 전망 색채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인식은 크게 달라졌다. 정부의 내수부양 기대가 커지고 증시에서도 내수주가 스프링처럼 튀어오르면서 박스권 돌파를 주도할 '진짜' 동력으로 부상한 것. 시장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밖에 몰랐던 한국 증시 체질이 바뀌고 있다. 이들이 속한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업종은 대표적인 수출주다. 한국 경제는 수출 위주로 움직여왔고 이들이 항상 선봉에 섰다. 증시는 한국 경제보다 훨씬 더 수출주에 대한 의존이 심한 편이다. 내수주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낮았던 이유다.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발벗고 나서자 증시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책 모멘텀이 불을 지핀 후 경기 회복을 등에 업고 증시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기대감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실적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외국인과 환율 등 대외여건도 내수주 위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 기대감이 8할..정책 모멘텀의 진수

 

내수주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최경환 경제팀 출범 후 증시에서는 정책 모멘텀 장세가 뭔지 제대로 보여줬다. 정부가 적극적인 내수 부양의지를 피력하고 각종 정책들을 잇따르자 내수 트로이카로 불리는 건설과 은행, 증권주는 앞다퉈 비상했다.

 

그동안 내수침체와 맞물려 이렇다 할 반등을 하지 못했던 대표 내수주들은 이제 증시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8월 들어 증시가 조정을 보일 때도 이들만큼은 견조했다.

 

국내 기관뿐 아니라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 편식이 심했던 외국인들도 내수주에 눈을 돌리고 있는 흐름이 확연하다. 외국인의 최근 순매수 종목을 보면 은행, 미디어 등 내수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다.

 

◇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이 준 힌트

 

큰 흐름의 변화는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의 대조적인 흐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증시 시가총액에서 20% 가량을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실적 쇼크가 지속되며 존재감이 예전같지 않아졌다.  최근 시가총액 비중은 16%선으로 2년반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주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으로선 비상이다. 연초만해도 이런 고민의 무게는 꽤 컸다. 하지만 최근 증시는 삼성전자의 도움 없이도 반등 탄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증시가 부진한 동안 버팀목 역할을 해준 것은 맞지만 삼성전자에만 기대지 않는 대안찾기에 나섰고 그 답을 어느정도는 내수에서 찾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크게 오른 주식들을 보면 증권, 은행 등 금융주와 함께 내수주를 대표하는 소비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아모레퍼시픽은 어닝 서프라이즈에 외국인 매수세까지 몰리며 급등했다. 특히 실적 호조가 동반된 것은 고무적이다.

 

동부증권은 증시가 더 오를 수 있는데 실적개선에 대한 확신이 낮은 것에 주목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호전은 증시 전체의 국면 전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실적도, 환율도 일단 내수편

 

증시가 오르는 동안에도 당장은 상승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결국 내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려면 재료가 뒷받침되야 한다. 증시로서 가장 확실한 재료는 실적이다. 내수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계속 유효할 전망이지만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실적이 따라줘야 한다. 다행히 마무리 국면에 있는 2분기 성적표가 주는 주는 시그널은 나쁘지 않다. 실적에서도 내수주가 주도권을 잡았다.

 

실적발표 전 전체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3조원대로 예상됐지만 실제 발표는 31조원대로 낮아졌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수출주 실부진이 큰 영향을 줬다. 현대중공업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쇼크가, 현대차는 환율이 발목을 잡았고 현대중공업은 대형공사 손실로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지수가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이 낮은 것도 수출주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3분기 업종별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1개월 전 대비 변화(출처:동부증권)

 

이와 대조적으로 내수주 실적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개선되는 모습이 확연하게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은행, 보험, 화장품 업종이 기대이상의 실적을 보였다. 이들 업종은 최근 증시가 오르는데 혁혁한 역할을 했다.

 

소비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최악은 지났다는 확신이 커졌다. 정책효과와 맞물리면 소매판매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개선이 동반되는 내수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원화 강세 여건이 계속 이어진데다 좀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이 역시 수출주의 반등을 당분간 더 가로막을 수 있다. 달러-원 환율 하락은 내수주에 일부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오태동 LIG증권 연구원은 "2006~2007년 코스피는 강한 랠리를 지속했지만 달러-원 환율 1000원 붕괴와 함께 IT와 자동차 주식이 하락했다"며 "환율이 내릴수록 수입비중이 높은 철광과 유틸리티, 내수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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