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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LF쏘나타 왜 안 팔릴까

  • 2014.09.02(화) 17:52

작년 8월 YF쏘나타 판매량과 비슷
아슬란 출시·수입차 택시시장 진출도 걸림돌

현대차의 야심작 LF소나타의 판매량이 영 부진하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기대에 못미친다. 내수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에게 LF쏘나타의 부진은 또 하나의 고민이다.
 
시간이 갈수록 LF쏘나타의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 숫자상으로는 출시 5개월만에 반토막 수준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반토막 난 판매량
 
LF쏘나타는 현대차가 내수 시장 회복을 위해 내세운 첨병이다. 지난 2011년부터 3년동안 총 4500억원을 투입했다. 현대차 스스로도 "현대차의 기술력이 집약된 모델"이라고 할만큼 기대가 컸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올해 내수 시장 판매 목표를 6만3000대로 잡았다. 월 평균 7000대 수준이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판매 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많은 공을 들여 만든 모델인데다 시장에서도 LF소나타에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본격적으로 출시된 LF쏘나타는 4월 한달간 총 1만1904대를 판매했다. 다음달인 5월에도 1만324대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차가 목표했던 6만3000대를 초과 달성할 수도 있을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6월 LF쏘나타의 판매량은 6925대였다. 4월 대비 거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8월에는 심각했다. 지난 8월 한달간 쏘나타 판매대수는 7307대였다. 이중 LF쏘나타는 총 5596대였다. 나머지는 YF쏘나타 택시 모델이다. LF쏘나타는 출시한 지 5개월만에 월판매 5000대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업계에서는 LF쏘나타 판매 부진 이유를 과거와 달라진 환경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과거 쏘나타는 대한민국의 대표 중형차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 할인 공세로 LF소나타와 수입차 간의 가격 격차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국내 여타 업체들도 LF쏘나타의 대항마들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이 반드시 LF쏘나타를 선택할 이유가 줄어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현대차는 지난달 LF소나타 택시 모델 출시를 발표했다. 당초 현대차는 LF쏘나타 택시모델은 고려치 않았다. 하지만 판매가 급감하자 결국 택시 모델 카드를 빼들었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본격 출시될 LF쏘나타 택시 모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택시 카드로 반전 노려
 
지난 8월 LF쏘타나 판매 급감에 대해 현대차는 "노조의 부분파업과 여름 휴가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때문"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매년 8월 조업일수 부족으로 판매가 감소한다. 실제로 현대차의 지난 8월 내수 판매는 올해들어 월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올해와 똑같은 조건이었던 작년 8월 쏘나타 판매량과 비교하면 어떨까.

작년 8월 현대차 쏘나타의 판매량은 총 7389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된 쏘나타는 6세대 YF쏘나타다. 당시 YF쏘나타는 출시 4년째에 접어든 모델이다. 반면 LF쏘나타는 출시 5개월된 신차다. 
 
숫자상으로 보면 출시 5개월된 모델이 4년된 모델보다 판매가 부진한 셈이다. LF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전무하다는 일각의 주장이 맞아들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이 숫자에는 함정이 있다.
 
▲ 현대차는 이달 본격적으로 출시될 LF쏘나타 택시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8월 LF쏘나타 택시모델을 기다리는 대기수요로 쏘나타 택시 판매가 급감했다. 따라서 LF쏘나타 택시모델이 출시되면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8월 쏘나타 판매량에는 YF쏘나타 뿐만 아니라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택시 모델 등이 포함돼 있다. 작년 8월 순수한 YF쏘나타의 판매량은 5914대다. 지난 8월 LF쏘나타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쏘나타 택시모델은 월 평균 3000대가량 판매된다. 하지만 지난 8월에는 1700여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6월과 7월만해도 쏘나타 택시는 월 3000대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는 8월 쏘나타 택시 판매 급감 이유를 '대기수요'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LF쏘나타 택시모델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만큼 현재 대기 수요가 많다"며 "여기에 부분파업과 휴가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나타난 현상일 뿐 택시 모델이 본격 출시되면 다시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전히 산 넘어 산
 
업계에서도 현대차의 이런 설명에 일정부분 수긍한다. 하지만 여전히 LF쏘나타의 파괴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보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특히 출시 5개월된 신차가 4년이 넘은 구형 모델과 판매량이 비슷하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LF쏘나타의 판매 증가 모멘텀이 택시 모델 출시를 제외하고는 딱히 뚜렷한 것이 없다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LF쏘나타를 둘러싼 여건도 녹록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현대차가 곧 출시할 예정인 준대형 세단 '아슬란'이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계기로 준대형 차급의 범위를 촘촘히 짰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급이다.
 
▲ 현대차는 곧 준대형 세단 '아슬란'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중간급으로 프리미엄급 세단을 선호하는 수요를 잡기 위한 모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슬란'이 LF쏘나타와 차급은 다르지만 LF쏘나타의 수요 일정 부분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슬란'은 '프리미엄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수입차를 겨냥한 모델이다. 제네시스급의 편의사양을 갖췄지만 가격은 낮췄다. 몰론 LF쏘나타와 차급은 다르다. 하지만 LF쏘나타의 수요 중 일정 부분을 '아슬란'이 가져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현대차가 기대하는 'LF쏘나타 택시 효과'에도 걸림돌이 있다. 도요타와 푸조, 폭스바겐 등이 국내 택시시장에 뛰어들었거나 준비중이다. 경쟁자가 생긴 셈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도 내부적으로 LF쏘나타의 부진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택시 모델 등 부가 효과를 노리기보다 LF쏘나타 본연의 경쟁력을 부각시키지 않는 한 LF쏘나타의 판매량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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