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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이것이다

  • 2014.09.15(월) 08:31

강원국의 '직장인의 말하기·글쓰기'(29)
목적이 분명해야 지속적으로 쓸 수 있다.

글을 쓰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인 경우도 있고, 쓰는 것 자체가 즐거운 사람도 있다. 어떤 이는 써야 하니까 쓰기도 한다. 솔직히 나는 글을 쓰는 게 기쁨이라고 말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나에게 글쓰기는 고통일 따름이다.

하지만 의도적으로라도 글 쓰는 목적을 갖는 게 좋을 듯싶다. 바로 동기부여 때문이다. 목적이 있어야 지속할 수 있다. 힘듦을 감내할 수 있다. 그래서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글쓰기가 우리에게 주는 효용은 다양하다.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된다.
펜 끝과 커서를 따라 생각이 발전하고 공부가 된다. 언제 내 머리 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새로운 생각이 샘솟는다. 생각이 실타래처럼 엉켜 있을 때는 차분하게 글로 써보자.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된다.

글쓰기는 영향력을 확대한다.
리더십은 말과 글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은 리더 자격이 없다. 훌륭한 리더는 글로써 말을 준비한다. 기업에서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요체는 말과 글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입신양명하기 위해 글쓰기는 필수다.

글쓰기는 또한 관계도 확장한다.

편지를 쓰고 SNS를 하는 것 모두가 관계를 넓히는 일이다.

글쓰기는 위로와 평안을 준다.
치유의 능력이 있다. 가슴속에 맺힌 것이 풀린다. 어렵고 힘든 일을 당했을 때, 글을 써보라. 깊은 곳에서 똬리를 틀고 있던 정체 모를 두려움과 걱정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정체가 드러난다. 직시할 수 있게 되면 두려움이 힘을 잃는다.

글쓰기는 다짐의 효과가 있다.
미국 예일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장차 희망을 물었다. 20년 후에 희망의 성취 여부를 조사했다. 장래 목표를 글로 써서 남긴 사람의 성취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조직의 비전이나 목표, 행동규범을 글로 써서 붙여놓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는 나를 들여다보게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한다. 존재를 확인하고 정화하고 성찰하게 한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는 기회를 준다. 낙서와 일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글을 써야 역사의 주인이 된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라고 했다. 역사만이 아니다. 글로 남긴 사람이 지지 않는다. 옳음을 증명할 수 있다. 적어도 손해 보지 않는다.

글쓰기는 돈도 된다.
뉴욕 한복판에 거지 둘이 앉아 있다. 앞쪽 거지 앞에는 ‘눈이 안 보입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쓰여 있다. 뒤쪽 거지 앞에는 ‘봄이 왔지만,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없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뒤쪽 거지 앞에만 돈이 모였다. 글의 힘이다.

무엇보다 글쓰기는 의사소통의 핵심수단이다.
특히 회사 안에서는 글쓰기가 곧 일하기다. 과거에 글 잘 쓰는 직원은 홍보실에서 사보를 만들거나, 기획실에서 사장 연설문을 썼다. 대부분의 직원은 글과 무관하게 살아도 큰 불편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싫건 좋건 모두가 이메일, 메신저를 해야 한다. 보고서, 기안문, 품의서, 제안서, PT자료 작성 등 대부분의 업무가 글로써 이뤄진다. 당연히 글을 잘 쓰면 업무 효율이 올라간다. 회사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높아진다. 글 잘 쓰는 직원이 인재이고, 글머리가 일머리인 시대다. 

끝으로, 글을 잘 써야 하는 충분한 이유 하나가 있다. 바로 글을 잘 쓰면 멋있다는 점이다. 이것만으로도 글을 잘 쓰고 충동이 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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