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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가 뜬다]①커피 매장에서 아직도 줄 서?

  • 2014.09.17(수) 14:05

온·오프, 모바일 융합 비즈니스 확산
소비자 편의성·판매자 판매율 높여줘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및 모바일을 이용해 상품을 주문하는 등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매장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의 장점을 살려 편의성을 높였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O2O 비즈니스가 커지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산업내 지각변동도 일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O2O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우리 생활을 얼마만큼 편리하게 만들어주는지, 인수합병·협력 관계는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살펴본다. [편집자]

 

직장인 임재범(33)씨는 종종 출근길 회사옆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한다. 하지만 그는 줄을 서거나 신용카드를 제시하는 번거로움 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매장 방문 5분여 전쯤 스타벅스 앱을 통해 주문·결제를 마치면, 매장을 방문할 즈음 자신이 미리 설정한 닉네임을 호명하거나 스마트폰 진동으로 종업원 호출을 듣고 곧바로 커피를 받아갈 수 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Siren Order)'라 불리는 이 같은 일은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의 대표적 사례다. 최근 스마트 기기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모바일과 결합한 O2O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진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시장이 확대됐다지만 아직 국내에선 오프라인 판매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우세하다.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몰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매력적 경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실제로 물건을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구매력을 더욱 자극시킨다. 일부 소비자는 온라인몰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곤 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으니 믿을 수 없다며, 직접 보고 구매하길 희망한다.

 

특히 도서 구입이 대표적이다. 베스트셀러 라고 하더라만 내 취향에 맞는 책인지는 직접 읽어봐야 안다. 때문에 서점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고른 뒤, 실제 구매는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서점을 통해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Siren Order) 초기화면 모습

 

◇온·오프라인 연결한 '뉴 비즈 세력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은 서로 다른 영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역구분이 모호하다. 소비자들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면서 점점 더 똑똑한 쇼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면서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SK텔레콤에서 분사한 SK플래닛은 기존에 진행하던 OK캐쉬백, 스마트월렛, 11번가의 사업 노하우를 토대로 '시럽(syrup)' 서비스를 런칭했다. 시럽은 시간·장소·목적에 맞는 쿠폰과 이벤트를 골라 제공함으로서, 고객의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시키고 경제적 혜택을 극대화시켜 준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이벤트 상품쿠폰을 보내주거나 가는 곳마다 인근 매장에서 사용가능한 카드·쿠폰을 알려준다.

 

오프라인 매장 점주입장에서도 매장방문 고객별로 무슨 상품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파악, 고객별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단골 고객에겐 할인쿠폰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다.

 

국내 모바일 서비스 강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활용해 O2O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스토리채널을 출시했다. 이는 기존 카카오스토리 플러스를 새롭게 꾸민 것으로, 기업이나 일반인 모두 채널을 개설해 글, 사진, 동영상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다. 광고 플랫폼인 셈이다. 지난달에는 중소사업자용 광고 플랫폼 옐로아이디도 출시했다. 카페, 쇼핑몰, 병원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홍보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인 기반 SNS인 밴드에서 쇼핑 서비스 밴드패션을 선보였다. 밴드패션은 밴드 내 더 보기 메뉴를 통해 성별, 카테고리 등으로 구분한 상품 리스트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터치하면 해당 몰로 이동해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모바일 주문대행 서비스를 하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들을 한데 모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쉽게 주문, 결제, 배달이 가능토록 모바일 서비스를 하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O2O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은 오프라인 시장을 죽이는 경쟁자가 아니라 오히려 살리는 조력자가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시장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새로운 사업 기회에 주목할 것이다"고 밝혔다.

 

▲ SK플래닛 시럽(syrup) 서비스

 

◇오프라인社 '우리도 가만 있을 순 없다'

 

O2O 시장이 커지면서 종전 오프라인 세력들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발빠르게 나선 기업은 유통재벌 롯데다. 롯데는 이달초 신동빈 회장 주재로 그룹 옴니채널 추진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옴니채널이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쇼핑 채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고객 입장에서 마치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쇼핑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융합하는 말이다. 일종의 O2O 사업전략이다. 이날 회의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이비카드 등 19개 유관사 대표들이 참석해 관심도를 보였다.

 

롯데가 추진할 O2O 전략은 이렇다. 직장인 A씨는 아침 출근길 스마트폰으로 롯데마트몰에서 각종 식재료를 집으로 배송하도록 주문했다. 그러나 당일 갑작스레 발생한 야근으로 배달시간에 맞춰 퇴근이 힘들어졌다. 신선식품의 경우 냉장보관이 필요한 상황이라 난감했다. 하지만 그는 롯데마트몰에 접속해 배송방법을 집 근처 세븐일레븐 매장으로 옮겼다. 야근 후 퇴근길에 24시간 열려있는 편의점에 들러 직접 가져갈 생각이다.

 

롯데그룹은 내년말까지 유통망을 재정립해 이 같은 O2O 전략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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