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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평판]⑮"친구야, 건설사가 딱 좋아!"

  • 2014.10.02(목) 18:22

건설업계 '상위권' vs IT·전자업계 '하위권'
외국인 "연봉 짜고 사내문화 별로면 외면"

 

▲ 글래스도어의 한국 대기업 평판에 외국인 직원들이 올린 '친구에게 추천하겠다' 순위. (지난 9월30일 기준)

 

"건설사를 강추합니다."

 

국내 기업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직원들은 건설사에 후한 점수를 줬다. 건설업계는 비록 야근은 많지만 연봉이 높고 사내 문화에 정이 넘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IT·전자업계 기업들은 세계적으로 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추천율은 바닥이었다.

 

노예같이 살아도 연봉이 높으면 ‘나갈까 말까’ 고민하는 데 연봉도 적고 사내 문화도 별로라면 ‘두고 볼 것도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

 

◇ 건설업계 '좋아요'


미국 취업정보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국내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 직원들로부터 ‘친추’(친구에게 추천)를 가장 받은 기업은 두산중공업(94%)이었다.

 

또 ▲현대건설(82%) ▲삼성엔지니어링(72%) ▲대우건설(68%) ▲SK건설(63%) ▲대림산업(58%) ▲GS건설(56%) 등 건설관련 업체들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외국인 직원들은 건설 업체들이 비교적 높은 연봉을 준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건설의 한 직원은 "회사의 이윤이 많이 남을 때에는 최대 20%의 보너스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특유의 '정'(情) 문화와 '선후배' 문화도 건설 업체의 장점으로 꼽혔다. 한국인 동료나 선배들이 업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가르쳐준 덕분에 회사에서 빨리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불만도 있었다. 건설 업계는 한국 기업 중에서도 야근·회식 등 남성 중심의 장시간 근로문화가 뿌리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외국인 직원들 역시 건설사에 '수컷 문화'(Masculine work culture)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업무가 지나치게 많아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결국 외국인 직원들은 건설사의 심한 야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의 끈끈한 정과 높은 연봉을 상대적으로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 포털·게임업계 '극과 극'


포털·게임업계의 추천율은 회사에 따라 천양지차다. 네이버는 92%로 높았지만 넥슨(45%)과 엔씨소프트(13%)는 바닥권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의 외국인 직원들이 연봉 때문에 회사를 추천한 것은 아니다. 네이버의 직원들은 "연봉이 기대에 비해 적다"고 평했다.

 

연봉에 대한 불만을 상쇄한 네이버의 장점은 ▲다른 한국 기업에 비해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 ▲'재미'와 '혁신'에 초점을 맞춘 기업 문화 ▲한국 포털업계에서 최고로 꼽히는 동료 등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외국인 직원들은 연봉이 기대치 이하라고 답했다. 기업 문화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넥슨의 외국인 직원들은 "동료에게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상사들이 거부하거나 무시한다" "게임 유저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치중한다" 등 회사가 꽉 막혀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에 대해서도 "상사가 업무 지시를 제대로 내리지 않는다" "상사들이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질 않는다" 등 기업 문화와 비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종 업계에 비해 낮은 연봉 역시 대다수 직원들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 IT·전자업계 '하위권'

 

삼성·LG·KT 등 IT·전자업계에 대한 추천율도 기대보다 훨씬 낮았다. 삼성전자(54%)만 체면치레를 했고 ▲KT(47%) ▲LG전자(40%) ▲SK하이닉스(30%) ▲삼성SDS(18%) 등은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직원들은 높은 연봉을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웠다. 최첨단 기술을 배울 수 있으며 인사평가 시스템이 잘 구축된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직원들은 "내가 했던 일들이 전세계적으로 적용되는 걸 볼 수 있는 굉장한 곳" "적재적소에 배치되기만 하면 즐겁게 일할 수 있다" 등의 평을 남겼다.

 

최근 글을 올린 한 직원은 "회사에서 우울증 클리닉을 비롯해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회사가 조만간 악명 높은 야근에서 벗어날 것 같다"고 적었다.

 

KT에 몸담고 있는 외국인 직원들은 업무량이 과다하지는 않지만 연봉이 낮고 낡은 사고방식을 가진 상사들 때문에 아래로부터의 혁신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잦은 야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LG전자의 경우 "동종 업계에 비해 낮은 연봉"과 "불필요한 요식이 많다"고 꼬집었다.

 

삼성SDS는 연봉과 동료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반대로 관료주의적인 문화, 수직적 서열 등의 기업 문화는 걸림돌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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