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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서 본 `에볼라 경제학`

  • 2014.10.26(일) 06:30

전 세계 안전자산 선호 추세→한국도 영향권
증시에선 테마주 위주 급등락..실적 확인 필요

지난 24일 미국에서 4번째로 에볼라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했다.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고 미국 뉴욕시로 돌아온 의사다. 일단 환자 자신이 의사이고, 환자를 접촉한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해 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9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는 거의 공포수준에 가까웠지만 현재로서는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미국에서만큼 꾸준히 에볼라 환자가 돌출하면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자체보다 이에 대한 우려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지난 24일 KB투자증권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금융시장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냈다. 경제와 시장, 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총망라한 보고서다. 국내에서만큼은 에볼라가 테마주 관련 이슈 정도로 치부됐지만 한국 경제와 시장에 분명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에 주목했다.

 

에볼라 진정국면..사스나 신종플루와 다르다?

 

에볼라 발생 초기만 해도 빠른 확산 속도와 딱히 치료약이나 백신이 없는 현실은 전 세계를 막연한 공포로 몰아넣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로 8900여명이 감염되고 이중 4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전 세계 각국이 공동대응에 나서면서 에볼라 영향력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아프리카와 인접해 있는 유럽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2002년 발생한 사스(SARS)와 2009년 신종플루(H1N1) 발생했을 당시와 달리 아시아로서는 아직은 거의 체감을 하지고 있지 못하다.

 

다만 사스나 신종플루에 비해 에볼라의 치사율이 훨씬 높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 높여..증시 영향은 미미

 

세계은행인 이달 초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74억 달러로 추산했다. 내년말까지는 3배가 넘는 326억달러로 예상했다. 분명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이미 유럽과 아시아 모두 글로벌 경제둔화 우려가 다시 점증해왔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진 상황에서 에볼라는 그냥 넘길 수 있는 가벼운 악재는 못됐다.

 

실제로 최근 안전저산 선호가 급증하면서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에볼라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채권시장은 어떨까. 국내는 이미 저금리 기대가 지속되면서 최저금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경제 역시 부진을 거듭해왔다. 국내 채권시장으로서는 에볼라 공포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미국 채권시장 여파 차원에서 일부 영향이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거의 영향이 미미했고 앞으로도 제한될 전망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에볼라가 대유행하지 않는 한 미국 주식시장 영향은 제한적이고, 국내에서도 거의 관심 밖의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진단키트 업체 실제 공급..테마주는 경계해야

 

종목 차원에서는 에볼라 이슈는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스나 신종플루 발생 당시에도 백신과 제약 등 헬스케어주가 요동쳤다. 다만 에볼라의 경우 아직 치료약이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이들의 수혜는 간접적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에볼라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기기 등이 수혜를 볼 수 있다. 국내에도 에볼라 바이러스 진단키트 생산업체가 있다. 바이오니아와 서린바이오 등이다. 바이오니아는 에볼라 바이러스 분자진단키트 개발업체로 나이지리아에 이를 공급 중이다.

 

에볼라가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독제나 마스크, 보호복과 관련된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운송과 여행업체들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에는 항시 영향을 받는다. 아무래도 여행객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에볼라 영향 지역에 유럽이 간접적으로 속해있는 만큼 유럽 여행 비중이 큰 여행업체나 항공업체에는 부담이다. 과거 사스와 신종흘루 유행 당시 한국인의 해외여행은 20%이상 감소세를 보였다.

 

오히려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여행점유율이 높은 곳은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당장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으면서 국내 업체들의 경우 영향이 미미한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오히려 테마주 성격으로 주가 급등락이 일어났다. 7월말 이후 백신과 치료제, 예방 및 위생관리 테마주들은 상당기간 요동쳤다. 당연히 실적 반영 여부를 확인하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에볼라 확산에 따른 수혜가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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