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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랜저 가격인하...수입차에 '맞불'

  • 2013.07.07(일) 09:01

4개 차종 최대 100만원 인하

현대차가 그랜저 등 4개 차종의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도요타를 위시한 수입차들의 가격 할인 공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쏘나타, 아반떼 등 주요 차종은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가격 할인폭을 적용해도 오히려 수입차에 비해 비싼 경우도 있어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현대차는 오는 8일부터 그랜저 3.3 셀러브리티, i40 D-Spec(디-스펙), i40 살룬 D-Spec, 벨로스터 D-Spec 등 4개 모델(트림)의 가격을 전격 인하한다고 7일 밝혔다.

인하 가격은 그랜저는 100만원, 나머지 차종은 각각 30만원씩이다.

이에 따라 그랜저 3.3 셀러브리티 모델은 기존 4093만원에서 3993만원으로, i40 D-Spec과 i40 살룬 D-Spec 모델은 각각 3000만원, 2920만원으로 낮아진다. 벨로스터 D-Spec 모델도 가격이 2160만원에서 2130만원으로 30만원 인하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격때문에 선택을 망설이던 고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역동적인 주행성능의 묘미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이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인기 옵션인 파노라마 썬루프의 가격을 10만원 인하했다. 썬루프 가격 인하가 적용되는 차종은 쏘나타를 비롯해 쏘나타 하이브리드, i40, i40 살룬, 그랜저, 싼타페, 맥스크루즈 등 중대형차 7개 차종이다.

◇ '커지는' 수입차 '작아지는' 현대차

현대차의 이번 가격 인하와 썬루프 프로모션 진행은 수입차의 내수 시장 공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 대수는 전년대비 19.7% 증가한 7만4487대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수입차 판매 대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차는 작년부터 이어진 경기침체의 여파로 여전히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전년대비 0.8% 감소한 32만5611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작년부터 내수 부진을 해외 생산·판매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이처럼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은 대대적인 가격 할인 정책 때문이다.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동급의 현대차와의 가격 격차를 줄여 '이왕이면 수입차'라는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도요타는 최근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해 빠른 속도로 판매량을 늘려왔다. 주력모델 캠리는 지난 6월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2위에 올랐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는 도요타다. 도요타는 최근 불었던 엔저 열풍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가격 할인에 나섰다.

덕분에 도요타는 지난 5월 한국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월판매 실적을 거뒀다. 도요타는 지난 6월에도 차종별로 최저 300만원에서 최고 700만원까지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이달에도 200만~700만원까지 혜택을 부여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결국 도요타의 주력모델인 캠리는 지난 6월 국내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 벤츠 E300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상반기 실적에서도 전체 4위에 랭크됐다. BMW, 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차 업체들도 각종 프로모션과 딜러별 할인을 계속 진행하면서 내수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 현대차 가격인하 '앙꼬 없는 찐빵'

현대차의 '가격인하 카드'는 수입차의 파상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주력 차종인 쏘나타, 아반떼 등은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가 가격 인하 대상으로 지목한 차종 중 그랜저를 제외한 나머지 차종들은 판매실적이 그다지 좋지 않은 모델들이다.

벨로스터의 경우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1596대에 그쳤다. 전년대비로도 41%나 감소했다. i40는 같은 기간 전년대비 39.3% 줄어든 3026대 판매에 그쳤다. 그나마 그랜저는 상반기 총 4만6556대를 판매해 현대차 승용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년대비 0.3% 감소한 수치다.
 
여기에 현대차가 제시한 가격 할인을 적용해도 수입차 경쟁 차종보다 가격이 더 높은 경우도 있다. 그랜저 3.3 셀러브리티 모델의 경우 현대차가 제시한 가격 할인을 적용하면 3993만원이다. 경쟁차종인 도요타의 캠리 2.5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3370만원, 3.5 가솔린 모델은 4300만원이다. 2.5모델보다는 600여만원 비싸고 3.5모델보다는 300만원가량 싼 가격이다.



하지만 도요타가 진행중인 7월 프로모션 가격을 적용하면 2.5 모델은 200만원, 3.5모델은 400만원이 할인된다. 따라서 2.5모델은 3170만원, 3.5모델은 3900만원으로 그랜저보다 싸다. 여기에 딜러들이 제공하는 추가 할인 등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진다. 업계에서 현대차의 이번 가격 할인이 실효성이 없다고 보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이번 가격 인하 단행은 한마디로 '앙꼬 없는 찐빵' 격"이라며 "주력 차종이 모두 빠진데다 할인의 실효성도 없어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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