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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①게임 ‘거물’ 권준모 4:33 의장의 변신 뒤엔…

  • 2014.12.11(목) 13:00

권준모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
심리학 교수 출신…2009년 게임사 4:33 창업
게임대상, 1000억대 유치…올해 ‘이슈 메이커’

올해 11월 19일,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일대(一大) 사건이었다. 게임대상이 만들어진지 19년, 사상 최초로 모바일게임이 대상을 안았다. 네시삼심삽분(4:33)이 유통을 맡은 액션스퀘어 개발작 ‘블레이드’라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었다. 4:33은 앞서 지난달 10일에도 큰 일을 냈다.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와 글로벌 메신저 네이버 라인으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공동 투자를 이끌어냈다.

중심에 4:33의 주인 권준모(50) 이사회 의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게임업계에서 가장 ‘핫(hot)’한 이슈 메이커로 권 의장을 꼽는데 토를 달 이는 드물 것이다. 하지만 권 의장을 심리학과 교수 출신의 게임업계 ‘기린아’니, ‘신흥강자’로만 안다면 당신은 그의 반쪽만 아는 셈이다. 권 의장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도 찾아보기 힘들다. 게임과 그 바깥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는 권 의장을 따라가봤다. [편집자]


 

 

권준모 4:33 이사회 의장은 게임과는 얼핏 거리가 멀어보이는 심리학과 교수 출신이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해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에는 2005년까지 10년 가까이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육심리학 부교수를 지냈다. 

권 의장이 게임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교수로 재직중이던 1999년 6월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면서 부터다. 이어 2000년초에는 한창 ‘벤처 붐’이 불었고, 그는 교내 창업경진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당시 영문학과 학생이던 소태환(36) 현 4:33 공동대표를 만나게 된다. 이를 계기로 경희대-고려대 연합 게임동아리가 만들어졌고, 이 동아리 멤버 중심으로 2001년 9월 모바일게임 업체 ‘엔텔리젼트’를 차렸다. 그의 나이 37세 때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2002년 3월 선보인 액션게임 ‘대두신권’에 이어 2003년 말타기놀이 게임 ‘배틀 말뚝박기’로 2년 연속 대한민국 게임대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2004년 출시한 ‘삼국지 무한대전’은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엔텔리젼트란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런 성공을 발판으로 엔텔리젼트는 2005년 5월 글로벌 온라인게임 업체 넥슨 품에 안겼다. 권 의장이 넥슨모바일(엔텔리젼트는 2006년 2월 사명을 ‘넥슨모바일’로 바꾼다) 대표와 함께 2009년 2월까지 넥슨 공동대표로 활동한 것은 당시의 인수합병(M&A)에 기인한다. 특히 재임중 2009년 2월까지 2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권 의장은 그러나 전문경영인이란 자리만 붙잡고 있지 않았다. 권 의장이 스스로에게 ‘연쇄 창업자’란 수식어를 붙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엔텔리젼트 창업 제자들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40대 중반이던 2009년 7월 4:33을 창업했다. 국내에 애플 아이폰이 출시(2009년 11월)되며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불과 몇 개월 전이다.

사업 초기 4:33은 스마트폰용이 아닌 피처폰용 게임부터 시작했다. 스마트폰용 콘텐츠는 게임이 아닌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크릿박스’, 생활 앱 ‘할인의 달인’ 등을 다뤘다. 할인의 달인이란 앱은 지난 2010년 ‘대한민국모바일앱어워드’에서 으뜸앱을 수상하기도 했다.

4:33이 게임 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 모바일 대전게임 ‘활’을 선보이면서다. 이 게임은 출시 석달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 4:33이 유명 게임사 반열에 오르는데 기폭제가 됐다. 이 때부터 권 의장은 ‘회색도시’, ‘수호지’, ‘블레이드’ 등을 연달아 흥행시켰다.

특히 올해 4월 내놓은 ‘블레이드’는 40일 만에 300만 다운로드수를 달성해 최단시간, 최다 다운로드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올 한 해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이런 흥행을 바탕으로 올해 게임대상의 영예를 안은 ‘블레이드’의 개발사 액션스퀘어 또한 권 의장이 2012년 8월에 창업한 회사이기도 하다.

여기까지가 인터넷에서 손품만 조금 팔면 누구나 알 법한 권준모 의장의 대강의 발자취다. 이 뿐일까. 위대함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고, 마법처럼 손짓 하나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찌보면 게임업계의 ‘거물’이 된 권 의장의 커리어는 게임과 다른 영역을 자유롭게 오고가며 그 속에 시간을 담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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