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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톡톡]'미생' 대박 CJ E&M, 판권에 허리 휜다

  • 2014.12.30(화) 16:35

판권(무형자산)상각비 매년 2천억~3천억 '부담'

“유난히 낮은 수익성이 납득이 안 된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CJ E&M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tvN의 ‘미생’과 ‘삼시세끼’의 시청률이 8%대로 고공행진 중이고, 영화 ‘국제시장’도 개봉 12일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런데 회사 실적은 바닥이다. 올 3분기 영업손실이 310억원에 이른다. 최 애널리스트는 “업계 1위(CJ E&M)가 4~5위 보다 돈을 못 벌고 있다”며 “제작비와 고정비 통제가 방만하다”고 지적했다.

 


줄줄이 흥행작을 내놓고 있지만, 실적에서 참패하고 있는 CJ E&M 회계장부를 들춰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형자산이다. 무형자산은 특허권과 상표권 등 보이지 않는 자산을 말한다.

올 3분기 CJ E&M 연결 재무상태표를 보면, 무형자산은 6922억원이다. 이는 유형자산(904억원)보다 7.7배 더 많다. 총 자산(2조4087억원)의 30%가 무형자산인 셈이다.

제조업 기반의 국내 기업들은 보통 무형자산보다 땅이나 기계 등의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의 원천이 콘텐츠인 미디어 회사는 다르다.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

CJ E&M의 경우, 무형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판권이다. CJ E&M은 국내외 TV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의 판권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신규로 취득한 판권은 3777억원(2012년), 3126억원(2013년), 2377억원(2014년 9월) 등 매년 수천억원에 이른다.

 


우수한 콘텐츠 자산은 미래 수익의 원천이 되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CJ E&M은 무형자산에 대해 감가상각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 등 판권을 계약기간이나 수익이 실현되는 기간 동안 상각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판권의 상각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판권에 대한 무형자산상각비는 3184억원(2012년), 2935억원(2013년), 2050억원(2014년 9월) 등에 이른다.
 
토지나 건물과 같이 30~40년에 걸쳐 감가상각을 진행하는 유형자산과 달리, 판권의 경우 상각 기간이 짧은 편이다. 상각 기간이 짧을 수록, 상각비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CJ E&M은 무형자산상각비를 주로 매출원가로 잡았다. 올 3분기 무형자산상각비 가운데 2064억원은 매출원가로, 49억원은 판매비와 관리비로 나눠 계상했다. 무형자산상각비가 매출원가(7387억원)의 28%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수천억을 쏟아 붓는 판권이 곧바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무형자산상각비 부담으로 CJ E&M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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