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알리는 수단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광고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광고회사는 단순 광고제작 단계를 뛰어넘어 솔루션 제공회사로 탈바꿈 중이다.
국내 1위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은 스스로를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컴퍼니'라고 지칭한다. 제일기획의 사업영역 역시 다양한 소비자 접점에서 직접적인 소비자 행동을 유발해 매출에 영향을 주는 실전 솔루션 제시다. 즉 광고 제작은 기본이고 시장환경·경쟁·브랜드파워·고객욕구 분석을 통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방향까지 제시해준다. 또 빅데이터 분석뿐만 아니라 신규 디지털미디어 플랫폼도 개발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급변하는 마케팅 환경에서 시장과 소비자를 즉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매우 실전적이고 현장 지향적인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의 문제해결은 물론 소비자와 사회에 보다 가치있는 생활방식과 문화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일본 라이스코드 프로젝트 홍보 동영상
실제로 일본의 라이스 코드(Rice Code) 프로젝트를 보면 광고회사의 솔루션 제공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일본 농촌마을 이나카다테는 쌀농사로 유명했다. 하지만 일본내 쌀 소비가 점차 줄어들고 농촌 고령화 현상으로 쌀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라이스 코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모내기 때 다양한 색상을 내는 다품종 벼를 심어 논에 그림을 그리 듯 농사 짓는 것이 포인트다. 이를 통해 볼거리를 제공, 농촌마을에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나카다테로 향하는 특별열차가 편성됐을 정도다. 또 관광객이 QR코드 찍듯 스마트폰으로 논의 그림을 스캔하면 바로 쌀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연결돼 쌀 매출을 올리는데 기여했다. 논을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더불어 쌀 판매도 늘린 셈이다.
브라질의 한 영어학원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관심을 끌었다.
브라질 젊은이들은 원어민과의 대화를 통해 영어학습을 희망한다. 또 미국 양로원에 있는 외로운 노인들은 누군가와의 대화를 원한다. 양측의 이러한 욕구를 매칭시킨 것이다. 브라질에 사는 젊은이가 실시간 화상통화가 가능한 미국 노인을 선택하면 마음껏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들은 만남을 통해 단순 대화 이상의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특히 할아버니·할머니는 심리치료 효과를, 학생들은 언어학습뿐만 아니라 노인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이 캠페인을 광고로 찍은 작품은 작년 칸느 국제광고제에서 골드(Gold)상을 수상했다.
▲브리티시 에어라인의 진화된 ICT 광고기술
브리티시 에어라인의 옥외 광고 역시 광고회사가 얼마나 시대변화에 맞게 창조적 기술진보를 거듭하는지 보여준다.
영국 런던에 설치된 옥외광고판은 브리티시 에어라인 소속 비행기가 광고판 위 상공을 날아갈 때 마다 작동한다. 예를들면 이렇다. 옥외광고판 위로 한 비행기가 지나간다. 이때 광고판 속의 아이가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서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 진행방향을 따라 손가락을 가리킨다. 그 다음에는 '보세요. 바로셀로나에서 온 비행기예요'라는 자막이 나간다. 마치 광고판 속 아이가 실제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가락을 가리키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광고회사는 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첨단 ICT 기술을 도입했다. 광고판에서 일정거리 떨어진 지점에 브리티시 에어라인 소속 항공기를 인식할 수 있는 전자장치를 단 후 정확한 항속과 항로궤적을 인식, 옥외광고판 위로 비행기가 지나갈 무렵 광고가 시작되도록 제작한 것이다. 옥외광고판 속 아이가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느낌을 주도록 한 광고기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도 단순 광고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면서 "때문에 광고 회사들은 광고주들이 가려워하는 부분까지 긁어주는 다양한 솔루션을 만들어내야 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