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이기형의 노스탤지어 '과학'

  • 2015.02.03(화) 16:39

인터파크 회장, 재단법인 '카오스' 설립
못다이룬 꿈, 기초과학 대중화로 실현

▲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은 3일 재단법인 카오스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지식과 과학적 사고가 국가의 흥망과 개인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단계에 와있다"고 말했다.

 

"과학을 하겠다며 대학에 들어갔지만 그 길을 걷지는 못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도 그쪽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못했고요."

이기형(52·사진) 인터파크 회장은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단법인 '카오스(KAOS)' 출범 기자간담회의 서두를 이렇게 꺼냈다.

그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82학번이다. 대학 다닐 땐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할 것인가?' 등 묵직한 주제를 놓고 씨름했다. 그는 2000년대 초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20대 때는) '양 끝이 타오르는 촛불'처럼 살고자 했다"며 "다시 못 올 청춘인데 죽도록 고민했다"고 썼다.

성공이나 안락함 등 현실적 가치에 목매는 인간보다는 평생을 연구하고 진리를 좇는 학자가 되고 싶었던 그에게 과학은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처럼 그리움과 아쉬움의 대상으로 남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인터파크 지분 1.4%(82만주)를 팔아 약 100억원을 마련한 뒤 그 일부를 기초과학을 대중에게 전파하는 재단을 설립하는데 썼다. 이 회장 주머니에서 나온 초기출연금은 6억원. 카오스는 비영리법인이라 수익사업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회장은 앞으로도 재단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직접 부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러한 역할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긴 것 같았다. 이날 간담회에도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A4 용지에 직접 인사말을 적어왔고, 긴장한 탓인지 발언 중간중간 중언부언하는 부분도 있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이 회장이 기자들 앞에 공식적으로 선 것은 인터파크 지주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된 1999년 이후 처음"이라고 귀띔했다. 간담회 자리에는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팀 헌트 박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카오스는 국내 기초과학분야의 석학 등으로 구성된 '과학위원회'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이 회장은 "대중들의 지지와 공감을 끌어내는 메신저이자 메시아 역할을 할 분을 찾던 중 오 교수가 흔쾌히 응해줘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다"고 소개했다.

카오스는 첫 사업으로 오는 5~6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서울대 자연과학 공개강연'을 지원한다. 이번 강연에서는 '과학자의 꿈과 도전'을 주제로 물리, 화학, 수학, 천문학의 자연과학자들이 과학자로서의 삶과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