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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쏟아질 채권시장..금리 얼마나 오를까

  • 2013.04.16(화) 15:25

금리 동결한 한은, 책임공방 제기될 수도

정부의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고채 발행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채권시장에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시장조성용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이는 등 '시장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 내달부터 시행할 계획이지만 국고채 물량 증가로 인한 금리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에서는 금리상승 요인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고채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금리가 20~30bp(1bp=0.01%)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 변화와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 물량이 풀리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게 된다. 금리가 오르면 추경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 국고채 15.8조 방출.."물량조절로 부담 줄이겠다"

 

정부는 일단 시장에 풀리는 국고채 물량을 가급적 줄여 금리인상 부담을 덜겠다는 방침이다. 17조 3000억원의 추경 중 15조 8000억원은 국고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는데, 이같은 공급 물량을 감안해 당초 잡혀있던 시장조성용 국고채 물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조기상환은 만기가 일시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을 미리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이 용도로 발행이 예정된 국고채 물량은 올해 15조4000억원중 13조원 가량이 남은 상태다. 정부는 이같은 시장조성용 국고채 발행을 당초 계획보다 7조원 줄이기로 했다. 즉, 추경으로 국고채 발행물량이 15조 8000억원 늘어나지만, 기존에 예정된 공급물량을 7조원 줄여 시장에는 8조 8000억원 규모의 물량만 공급한다는 것이다.

 

 

단, 하반기 이후 시장 여건이 개선될 경우 시장조성용 국고채 물량을 일부 증액 발행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만기분산 등을 위한 조기상환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물량을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성용 국고채 물량을 증액할 경우 미리 수정계획을 발표해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일 방침이다.

 

정부는 국고채 발행물량 조절과 함께 국고채 발행이 특정시점에 집중되지 않도록 매달 균등하게 물량을 발행해 시장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추경으로 인한 증액은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8개월간 매달 1조원 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분산시킬 계획이다.

 

또 특정 종목에 대한 시장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기물별로 최적의 발행비중을 유지할 방침이다. 만기물별 비중은 3년물과 5년물이 각 20~30%, 10년물 25~35%, 20년물 5~15%, 30년물 5~15% 등이다. 다만 신규물량 공급시(6월 3년물·물가채, 9월 5년물·10년물, 12월 3년물·20년물) 해당 종목 물량을 확대해 지표종목의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 20~30bp에 그칠까..한은과 책임공방 가능성도

 

시장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추경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는 크지 않은데다 국고채 발행물량 총량을 조절하고 월별 1조원 균등 증액 등으로 금리인상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에서는 한은의 금리동결로 시장심리가 취약한 상황에서 발행 물량 자체가 늘어나고, 시장조성용 물량이 줄어들면서 사실상의 추가 발행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 등을 들어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09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슈퍼 추경 당시 채권시장에는 7조원 이상의 물량이 풀리면서 연초 3.2%대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8월 중순 4.6%까지 상승, 금리가 100bp이상 올라갔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으로서는 향후 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거나 추경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부담을 안게 될 수도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이상 인하했더라면 추경에 따른 금리인상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한은을 상대로 책임공방을 벌일 여지가 남아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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