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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엘리엇 공방'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의 미션은

  • 2015.06.16(화) 11:04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헤지펀드 어깃장
"불공정 합병" 비판 막고 주주 지지 끌어내야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서는 3대 주주인 미국 거대 헤지펀드의 반대를 뚫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성사해야 하는 미션을 받은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얘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멘트>
삼성물산과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대결,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모양샙니다. 오늘 <CEO지금>에서는 '삼성물산-엘리엇 사태'를 최전선에서 풀어내야 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 최치훈 사장 얘기 좀 해보죠.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 윤도진 기자 연결합니다.

 

<앵커1>
윤 기자. (네, 비즈니스워치 윤도진입니다)  엘리엇이라는 암초, 해결사는 누가 뭐래도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겠죠?

 

<기자1>
네 엘리엇은 여러가지 논리를 무기로 주주들의 표심과 여론을 '합병 반대' 쪽으로 이끌고자 움직이고 있는데요. 

 

삼성 입장에서는 이 펀드의 정체가 벌처(vulture)펀드든, 기업지배구조펀드든 간에, 엘리엇이 지적하고 있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상대보다 많은 주주들의 지지를 필요로 하게 된 상황입니다.

 

삼성물산 CEO인 최치훈 사장은 내달 열릴 합병 결의 주주총회 전까지 불거질 수 있는 부정적인 쟁점들을 무마하고, 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셈입니다.

 

<앵커2>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반대의 핵심적인 이유가 '합병비율'이잖아요. 엘리엇은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했단 말이죠?

 

<기자2>
네, 자신이 보유한 삼성물산의 가치가 제일모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매겨졌다는 게 이유인데요. 

 

합병발표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삼성물산 측에 합병 반대의사를 밝혔고, 9일에는 합병 승인에 대한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이어 11일에는 삼성물산이 KCC로 자사주를 넘긴 것에 대한 처분금지 가처분 소송을 잇달아 제기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종전 판례 등을 볼 때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는 게 재계와 법조계 의견입니다. 국내 자본시장법에서 시세(주가)를 시장에서 형성된 공정 가격으로 간주하고 있는 만큼 합병 비율 산정의 부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각을 인정한 사례(SK 소버린 사태)가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3>
그렇다면 윤기자, 질 것이 자명한 엘리엇이 급하게 가처분 소송을 낸 이유가 뭡니까? 무슨 다른 배경이라도 있는겁니까?

 

<기자3>
이번 사건을 지켜보는 해외 언론들의 반응을 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요.

 

지난 5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엘리엇이 삼성의 심장을 겨눈 전쟁을 시작했다(Elliott Launches Battle for the Heart of Samsung)"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씨 일가(Lee Family)' '삼성 제국(Samsung empire)' 등의 표현을 써가면서 적은 지분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삼성그룹 특수성을 꼬집었습니다.

 

<앵커3-1>

아니, 우리나라 대기업들 대부분이 재벌가인 것을 알면서 그런 표현을 썼단 말이죠?

 

<기자3-1>

네 외신들은 우리나라의 재벌이라는 기업소유 형태에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깔고 있습니다.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도 "엘리엇의 삼성 비판 속엔 재벌 이슈가 숨어있다(Chaebol issues lurk at heart of Elliott’s criticism of Samsung)"는 제목의 해설기사를 냈습니다.

 

합병비율을 근거로 삼성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는 엘리엇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논조는 영미권 매체 대다수가 따르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엘리엇의 가처분 소송 제기는 법정에서의 효력보다는 위임장 대결 등을 앞둔 상황에서 법정 밖에서 시선을 모으려는 액션으로서 의미가 더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4>
시선을 모은다, 뭔가 여론재판에 앞장선다, 뭐 이렇게 보이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주주총회에서 표결이나 이후 소송을 앞두고 해외여론을 확보하겠다는 게, 엘리엇의 속내다, 뭐, 이런 얘깁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죠)

 

보니까요.(네) 삼성이 엘리엇 쪽에 어느정도 다툼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어요? 어떻습니까?

 

<기자4>
네, 합병 직전 바닥 수준이었던 삼성물산의 주가가 시비거리가 될 수 있는데요.

 

특히 삼성물산은 최치훈 사장 취임 이후, 주력인 건설사업에서의 보수적인 수주 영업과 인원 감축 등으로 덩치를 줄이는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또 최근 주택시장 호조에도 불구하고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국내 주택사업에도 매우 소극적 모습을 보여왔던 것도 사실이고요.

(일부에서는 주택사업 매각설도 돌았죠?)

 

네. 삼성물산보다는 삼성그룹내 건설부문의 골칫거리는 삼성엔지니어링이었는데, 오히려 삼성물산이 건설사업을 접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올 정도였습니다.

 

삼성물산이 이런 상황인 반면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에버랜드는 제일모직과 합병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 가치를 키워왔는데요.

 

<앵커4-1>
그 얘긴, 합병을 위한 준비가 미리 이뤄져 왔다고 해석할 여지를 주는 부분이다? 뭐, 이런 얘깁니까?

 

<기자4-1>
네. 제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공교롭게도 최치훈 사장 취임 이후에 이뤄진 일들이기도 하고요.

 

<앵커4-2>

그래서 일각에선 윤주화 사장이 삼성전자 CFO를 하다가 별안간 제일모직으로 간 것도 그런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란 말이 나오는 거고요?

 

<기자4-2>
네, 같은 맥락이라고 보여질 수 있는 부분이죠.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합병 스케줄에 맞춰 삼성물산 주가가 조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탭니다.

 

삼성물산 출신인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그동안 삼성물산 주가가 방임 상태로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무리>
그렇군요. 윤도진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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