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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스톡옵션의 빛과 그림자

  • 2015.07.21(화) 17:48

[Watchers' Insight]
`상장하거나 매각` 사실상 공식화
직원들 고통 감내해야 `옵션행사` 가능

위메프가 전 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나눠준 게 화제입니다.

 

스톡옵션은 일정기간 내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회사 주가가 1만원인데 그 주식을 5000원에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권리(스톡옵션)를 행사해 5000원에 주식을 사고 곧바로 주식시장에 내다팔면 5000원(1만원-5000원)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벤처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지금은 좋은 대우를 못해줘도 나중에 회사가 크면 보상해 주겠다며 당근처럼 제시하는 게 스톡옵션입니다.

위메프도 직원 사기진작 차원에서 정규직 직원 800여명 전원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위메프 주식의 액면가인 5000원입니다. 가령 위메프 주가가 3년 뒤 1만원이 되면 위메프 직원은 5000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죠.

위메프의 스톡옵션은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소멸시기는 부여일로부터 10년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붙습니다. 주가가 5000원 미만이면 스톡옵션은 휴지조각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3000원에 살 수 있는 주식을 스톡옵션을 행사해 굳이 5000원에 살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까요. 따라서 위메프 직원들이 스톡옵션으로 돈을 벌려면 회사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수확의 계절에 달콤한 결실을 즐기려면 한여름 땀을 흘려야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몇가지 걸리는 점은 있습니다. 스톡옵션으로 차익을 남기려해도 그 주식을 사주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위메프는 비상장사라 주식시장(장내시장)에선 거래가 불가능한데요. 개인간 알음알이로 주식을 사고파는 장외시장을 이용해도 주식의 적정가치가 얼마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위메프 주식이 1만원짜리인지 3000원짜리인지 사고파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러다보니 장내시장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지도 않고요.

 

결국 위메프 직원들이 돈을 벌려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든지, 매각될 때 스톡옵션을 행사해 자신의 지분을 팔아야 합니다. 따라서 스톡옵션 행사기간(2018~2025년)은 대주주가 직원들에게 약속한 '상장 또는 매각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위메프는 창업주인 허민(사진) 원더홀딩스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상장이라면 모를까 매각한다면 인수자측에 직원들 지분까지 함께 사줄 것을 요구해야겠죠. 인수자 입장에선 허 대표의 지분 일부만 있어도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데 직원들 몫까지 떠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물론 상장이나 매각이 아니어도 위메프가 직원들에게 차액을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가상의 위메프 주가를 구해 스톡옵션 행사가격과의 차액을 직원들에게 현금으로 보상하는 방식인데요. 이 경우 회사로선 매년 비용부담을 떠안아야 합니다. 티몬이 이와 비슷하죠. 티몬은 임직원에 대한 주식보상비용으로 지난해 말 영업손실의 30%에 해당하는 비용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했습니다. 회사로선 선택하기 쉽지 않은 방안입니다.

 

현재 위메프는 직원들에게 어떤 형태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위메프 관계자는 "스톡옵션을 준 것은 맞지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주식시장 상장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허 대표가 전 직원들에게 3년 뒤 상장을 목표로 뛰자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하더군요. 하지만 상장을 위해선 해결해야할 과제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코스닥만 해도 자본잠식상태인 기업은 상장신청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상장 직전년도엔 이익(법인세비용차감전)을 내야하고요.

현재 위메프는 자본금을 모두 까먹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데요. 3년 뒤 상장을 목표로 한다면 그 안에 대주주가 증자를 하든지 위메프가 자본잠식을 만회할 만큼 큰 폭의 이익을 내야합니다. 지난해말 현재 위메프의 결손금은 약 1000억원에 달합니다. 위메프 직원들이 스톡옵션의 단맛을 누리려면 그에 상응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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