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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중독, 이대로 방치할 건가

  • 2013.03.20(수) 10:56


아침 출근길 강남역을 오가는 젊은 직장인들은 하나같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다.

누가 그런 차림새를 강제라도 한 것처럼.



이들이 자발적으로 이런 모양새를 하고 있는 배후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전철에서 시청하던 스마트폰 동영상을 역을 나서면서까지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3년여 만에 3300만명을 넘어서며 한국인의 생활패턴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집에서, 버스와 전철에서, 직장에서 스마트폰은 몸의 일부처럼 붙어 있다. 스마트폰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수준이다. 담배와 술 중독은 일부 성인들의 문제지만 스마트폰 중독은 전국민의 문제가 되고 있다.



중독을 한자로 풀면 독(毒)의 한 가운데에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것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다. 인간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생리학적으로는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dopamine)이라는 신경전달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도파민은 쾌락을 주는 물질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도파민 분비 촉진을 원한다. 마약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가장 강력한 물질 중의 하나다.



스마트폰에는 술, 담배, 마약만 없을 뿐 중독성이 강한 아이템이 널려있다. 게임, 야동, 음악, 영화, 드라마 등등...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자가 늘면서 개인은 점점 더 고립돼 가고 있다. 회식을 하면서도 손가락은 자판을 두드리고 있고 회의중에도 눈길은 카카오톡 문자창에 가 있다. 가족끼리 식사를 하면서도 딸아이는 아이돌 영상에, 아들녀석은 게임에, 엄마는 드라마에 꽂혀 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주일에 하루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날을 정하거나 문자와 통화 기능만 있는 피처폰으로 바꾸는 사례도 많다. 회식 자리에서 스마트폰에 손을 대면 벌주를 내리는 모임도 있다고 한다.



정부가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해 공권력을 동원할 수는 없겠지만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는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을 만든 제조사와 서비스를 맡고 있는 통신사의 참여도 반드시 필요하다. 스마트폰에 빠져들도록 수도꼭지를 콸콸콸 틀어놓고 나몰라라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은 온당치 않다.  



무엇보다 사용자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스마트폰의 노예로 살 것인지, 스마트폰을 노예로 부릴 것인지는 당신의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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