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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김범석은 왜 오픈마켓을 택했나?

  • 2015.08.27(목) 10:47

쿠팡 오픈마켓 진출, 비용부담 덜고 매출늘리기 전략
판매업·중개업 이중적 지위.."중소 거래처 위협" 우려도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의 얘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에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1>
김범석 대표가 이끌고 있는 쿠팡이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다음달부터 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마켓플레이스'라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비즈니스워치 이학선 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우선 오픈마켓이 뭡니까?

<기자1>
네. 온라인 장터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G마켓, 11번가, 옥션, 인터파크가 대표적인 오픈마켓인데요. 여러 판매자들이 하나의 온라인몰에 모여 각자가 준비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파는 공간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신 판매자들은 판매금액의 일정비율을 온라인몰에 수수료로 내게 됩니다. 일종의 자릿세죠.

<앵커2>
그런데요 이 기자, 소셜커머스는 오픈마켓과 사업영역이 완전히 다른 겁니까?

<기자2>
소셜커머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서 발생한 일종의 공동구매에서 출발했다고 보면 되는데요. 여러 사람들이 모여 음식점이나 놀이시설 등의 쿠폰을 공동으로 사면 혼자 살때보다 저렴하지 않습니까? 이런 일을 대행하려고 등장한 곳이 소셜커머스입니다.

지금은 의류, 화장품, 유아용품, 가전용품 등 갖가지 상품을 파는 온라인몰로 진화했죠.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보기에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의 차이를 못느끼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상품을 골라 받아보는 것은 둘 다 비슷비슷하니까요. 쿠팡은 이 참에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의 경계를 깨겠다는 거죠.

<앵커3>
이 기자 말대로 별 차이가 없다면 쿠팡이 굳이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했을까요?

<기자3>
업계에서도 해석이 분분합니다. 우선은 큰 비용 부담없이 덩치, 곧 매출을 늘리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오픈마켓은 장터만 내주면 되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만 띄워주면 되죠. 이에 비해 쿠팡은 판매부터 배송까지 자신이 책임지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죠.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전체 인력이 1000명이 안됩니다. 이에 비해 쿠팡은 올해 2월 기준 3000명이었는데요. 그런데도 매출총이익은 이베이코리아가 4400억원으로 쿠팡(1600억원)보다 3배 가량 많았습니다. 인원은 3분의 1에 불과한데 돈은 3배나 많이 버는 오픈마켓, 쿠팡으로선 구미가 당기는 사업영역이었을 겁니다.

<앵커4>
확실히 쿠팡이 변화를 시도할만 하네요. 그럼, 이런 질문은 어떻습니까?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은 법률상 지위가 좀 다르다고 들었던 것 같거든요. 사업영역은 비슷하더라도 법적지위에서는 좀 차이가 있는 겁니까?

<기자4>
네. 그렇습니다. 현재 소셜커머스는 통신판매업자,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돼있습니다. 법적으로 소셜커머스는 판매업자이다보니 상품하자와 배송문제 등에 직접 책임을 져야합니다. 그렇다보니 판매하는 상품종류는 제한적인데 인력은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는데요. 이에 비해 오픈마켓은 장터만 마련해준 거니까 이런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가볍습니다. 판매상품도 4000만개에 달할 정도로 많구요.

<앵커5>
그러니까 쿠팡이 판매업자로 묶여있으면 거래가 늘면 늘수록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인데, 중개업자 곧 오픈마켓을 하면 그보다는 비용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얘기인거죠? 그런데요. 이 기자. 소셜커머스가 처음부터 판매업자로 분류됐던건 아니라면서요? 그건 무슨 얘깁니까?

<기자5>
네. 2011년만해도 오픈마켓처럼 통신판매중개업자였는데요. 하지만 판매과정에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셜커머스는 통신판매업자라는 유권해석을 내립니다. 소셜커머스의 책임을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죠.

그래서 이번에 쿠팡이 오픈마켓 곧, 통신판매중개업에 진출하는 데에는 사전에 공정위와 교감이라든가 설득작업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관측입니다.

<앵커6>
어쨌든 쿠팡. 오픈마켓 진출 선언 말고도 올해 꽤 의미있는 성과를 냈죠? 그 얘기도 짚어보고 가죠.

<기자6>
네. 지난 6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 우리돈 1조1000억원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전체 기업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평가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이 말이 맞다면 쿠팡은 이마트의 기업가치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마트 시가총액이 어제 기준으로 6조5000억원이었거든요. 김범석 쿠팡 대표가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7>

그러니까요. 시장에서도 다들 놀랐잖아요?

<기자7>
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아마존은 두렵지 않다"며 당찬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쿠팡이 이번에 도입하려는 오픈마켓 서비스도 미국의 아마존에선 이미 10여년 전에 시작했던 서비스입니다. 한 가지 걸리는 건 쿠팡이 깔아놓은 장터(오픈마켓)에서 장사하는 소규모 영세판매자와 쿠팡이 동일 상품을 두고 경쟁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8>

그게 무슨 말이죠?

 

<기자8>
그러니까 쿠팡이 오픈마켓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입점한 판매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으면서 다른 한쪽에선 그 판매자를 위협하는 상품을 내놓는 이상한 모양새가 될 수 있는데요. 쿠팡이 판매업자와 중개업자의 지위를 동시에 누리기 때문입니다. 아마존도 오픈마켓을 운영하면서 판매자들로부터 여러 원성을 듣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잊어선 안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픈마켓으로 변신할 경우 거래선이었던 중소기업들, 그러니까 파트너들을 경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 있다, 뭐 이런 얘기군요.

일부 소셜커머스 사업자들이 자본잠식이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납품대금 지급을 자꾸 지연시켜서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을 힘들게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업확장도 좋지만 상생도 조금은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네요. 이학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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