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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제약사 Inside]③경영 1순위 `환자냐 돈이냐`

  • 2015.08.28(금) 08:46

암젠·릴리·애브비·바이엘·베링거잉겔하임
"회사가 '환자'에 우선순위 뒀나" 의견 갈려

올해들어 미국 릴리(Lilly)와 독일 베링거잉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한미약품과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렸다. 두 업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제약분야 매출 상위권에 드는 주요 제약업체다.

 

두 업체를 포함해 암젠(Amgen), 애브비(AbbVie), 바이엘(Bayer) 등 지난해 글로벌 제약업계 매출 기준 11~15위에 오른 기업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를 살폈다. 미국 취업 정보사이트 글래스도어(www.glassdoor.com)에 전현직 직원들이 각 사에 대해 올린 평판을 통해서다.

 

11~15위 제약기업들에 대해 직원들은 복지와 연봉에 흡족해하는 모양새다. 반면 상사의 관리방식에 부정적인 평을 올린 직원들도 많았다. 특히 일부 제약사에서는 경영방침으로 '환자'에 초점을 뒀는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다.

 

◇암젠, 오닉스 인수 후 기대감 'UP'

 

얼마 전 한국진출 소식으로 화제를 모은 미국의 바이오제약사 암젠은 지난해 11위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암젠은 직원들로부터 '성장하는 회사', '변화를 선도하는 회사' 등의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지난해 암젠이 바이오벤처사 오닉스를 인수한 후 직원들의 기대감은 한껏 고조된 분위기다. 이들은 '인수한 회사가 개발중이던 신약을 흡수해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으로 삼게 됐다', '다른 경쟁제약사를 따라 잡기 보다는 새로운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달리는 회사' 등의 의견을 남겼다.

 

사내 연구방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암젠에서 3년이상 일했다는 전직원은 "'데이터로 말하자(let the data speak)'는 정신으로 정직하게 실험한다"며 "설령 결과가 실패로 돌아가 투자했던 200만달러가 날아간다고 해도 회사의 방침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기존에 제공됐던 '금요일 오후 바베큐', '공짜 간식' 등이 사라지고 있는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직원들은 회사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갖가지 복지정책을 없애고 있으며, 정리해고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젠에서 8년 이상 일했다는 한 전직 직원은 "'환자'에 우선 순위를 두던 회사가 이젠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고유의 사명(使命)을 잃어가는 데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릴리·애브비·바이엘.."일하기 좋지만…"

 

12위인 '릴리'는 전반적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는 평이다. '사내 와이파이가 잘 갖춰져 있어 회사 어디서든 일할 수 있으며 재택근무도 가능하다', '회사가 직원의 복지에 대해 진정으로 배려해주는 게 느껴진다' 등의 의견이 많았다. 직원들은 업무량이 적정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좋고, 회사에서 더욱 발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파생된 문제점을 지적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연구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는 한 직원은 "릴리 내부에는 사내정치가 있으며 업무 효율 또한 낮다"고 전했다. 조직이 거대해 의사 결정이 느리다는 의견도 있었다.

 

미국 제약업체 '애브비'는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매출 기준 13위에 오른 업체다. 직원들은 회사의 방침에 대해 대체적으로 호의적이었다. 연봉, 사내복지, 일과 삶의 균형, 회사의 미래전망 등에 대한 낙관적인 평이 많았다.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 시카고(North Chicago)에서 일한다는 직원은 "'환자'와 '성장'이라는 두가지에 초점을 맞춰 발전하는 흥미진진한 회사"라고 전했다.

 

반면 '사내분위기가 정체됐다', '유리천장이 있어 승진에 제한이 있다' 등 부정적인 평도 있었다.

 

직원들의 평판에 따르면 매출 14위 '바이엘'의 내부 사정 역시 애브비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연봉과 근무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평이 많았으며 승진이 잘 안된다는 지적 역시 이어졌다.

 

◇보수적 베링거잉겔하임.."억압적인 부모같아"

 

15위 베링거잉겔하임은 잘 구성된 사내복지체계와 신약 후보물질이 뛰어나다는 점이 직원들 사이에서 높게 평가받았다. '회사가 직원들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연구 개발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는 기업' 등의 평이다.

 

독일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제약사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는 '독일식 사내문화'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왔다. 상관들의 업무관리 방식을 두고 '억압적인 독일 부모'에 비유하는 직원도 있었다.

 

사내 보수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보수적 비즈니스 정책으로 업계 내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나온 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글래스도어(www.glassdoor.com)는 전현직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평점과 평판을 올릴 수 있는 취업정보 사이트다.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어 비교적 솔직한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사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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